낚시를 하는데,  비도 계속 오다말다를 반복해서 심란하기 그지 없구만 이놈의 황소개구리가 바로 옆에서

대형트럭 클랙슨 소리로 연방 울어댄다.
당연히 붕어 입질은 감감무소식...
낚시하기에는 이웃을 잘못 만났다.

 

 

끓어오르는 敵意를 억누르다 못해 광복절이 시작된 1시경 호박돌 두개를 집어던지니 딱 15분간 조용하다가

다시 울어댄다.
근처에 돌이 없어서 더이상 못던지는 게 아쉽다.
내가 이럴진대 윤봉길의사께서 도시락폭탄 던지시던 때의 적개심이야 오죽했으랴...

황소개구리 소리 땜에 고기가 안오거나, 풍덩 소리에 고기가 놀라 도망가거나 낚시 안되기는 양촌지역

수리적(數理가 아니고 水理) 특성상 等式이 성립된다.
오늘 낚시는 초저녁에 낚은 3치로 마감할 듯하다.

 


 

에라.. 눈이나 좀 붙이자며 졸고 있는데, 누군가 "고기 좀 잡으셨냐?"는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켜

텐트 밖을 내다보니 새벽 4시에 낚시를 나온 듯 장화를 신은 낚시꾼이 서 있다.
어지간해서 쉽게 차리기 어려운 정신을 급속모드로 수습해서 '3치밖에 못봤고 잡어들이 많이 덤빈다'고

응대했더니 '자기도 2주전에 이 자리에서 낚시했는데 꽝쳤다'고 한다.
나도 이 자리에서 두번을 꽝쳤으니 그게 이 자리의 平均釣果인가 보다.
이제 다시 이 자리를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
 

 

 
어쨌거나 예상한 바와 같이 3치로 낚시를 마감하고 광복절 태극기 게양하러 일찌감치 6시부터

젖은 낚시장비들을 천천히 닦고 말리며 전을 걷어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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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는 잡았지만 동풍이 분다.

께름직한 것이 기분이 별로다.

4~5대 펼까도 생각했으나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3대만 폈다.

32X1, 29X2...

역시 예감대로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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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잘난 붕어들한테 사인 좀 받아볼까.. 싶어서 네임펜 자루로 찌를 하나 만들었다.

사포질이나 광택을 위한 도료 칠 등 자질구레한 작업절차가 필요 없어서 아주 간단하게 30분만에 찌가 완성되었다.

부력을 확인하느라 바케쓰에 물을 가득 담아 확인했더니 부력은 5호 수준...

 

 

 

 

 

대둔산 뒷편으로 피어오르는 구름들은 용담댐과 금산군쪽의 금강 줄기에서 피어오르는 것인가 보다.

 

대체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은 낚시가 잘안된다.

수온이 기온보다 더 높아서... 즉, 수온이 찬 기온으로 인해 자꾸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마음을 비웠다.

 

 

낚시자리 옆에 핀 달맞이꽃...

입질이 없으니 자꾸 눈길이 딴데로 향하는 거겠지...

 

어쨌건 밤새 꾸구리 새끼 한마리 자동빵으로 걸린 외에는 입질을 못받았다.

특히 새벽에는 안개가 얼마나 짙게 끼었는지 5미터 앞에 있는 찌마저도 전혀 안보인다.

 

 

해가 돋으면서 탑정지로부터 밀려왔던 안개는 물러가고 있다.

 

 

 

 

 

 

 

낚시는 꽝이지만 건너편 마을의 밥 짓는 연기와 쓰레기 태우는 연기로 인해 펼쳐진 고즈넉한 농촌 풍경에 잠시...

 

 

 

다시 대둔산 쪽에서 넘어온 안개가 깔리고 있다.

그 바람에 이슬에 젖은 텐트와 낚싯대를 말리느라 철수 시간은 한참 늦어졌다.

 

 

안개에 숨은 듯한 배경이며, 물에 비친 산그림자 등등... 그림은 참 좋다.

 

 

좋은 그림 감상했으니 이만하면 족하다고 해야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건 아무래도 내 수양이

부족한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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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기간중 동료와 동출했던 탑정지 중심부...

그날의 손맛을 탐해 꾼들이 없을 것 같은 월요일 오후 독조에 나섰다.

 

 

용감하게 맞바람을 안으면서 정북(正北)을 향해 전을 펴고 아방궁까지 축조했는데...

샛바람이 그치지 않고 분다.

아! 오늘은 꽝이겠구나...

 

 

 

그래도 탑정지는 모른다. 덩어리 한마리쯤은 안겨줄지도...

희망을 품고 낚시채비로 밑걸림이 되는 수초들을 부지런히 걷어냈다.

일부는 수초낫으로 긁어서 옆으로 옮기고...

 

 

사실 저 앞의 수초대는 3일전만 해도 마름밭이었는데, 누군가가 낚시를 위해 많이 걷어냈다.

그 상태에서 내가 내 입맛에 맞게 낚시하려다 보니 한참을 더 걷어내야 할 수 밖에 없었다.

 

 

3일전 위 사진 오른쪽의 수초대가...

 

 

오늘은 위 사진 정면의 수초대 모양으로 바뀌었다.

 

어떻게 보면 환상(環狀)의 산호초지대처럼 생겨서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환상이다.

수초대 밖에서 물결이 일어도 상당 부분을 막아주어 찌가 잘보인다,

 

 

3일전 동출했던 동료가 앉았던 오른쪽의 빈 자리로 자꾸 눈길이 간다.

 

2시방향에서 끊임 없이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좀 쌀쌀하다.

폰으로 보니 논산시 기온이 25도다.

그럼 거의 열대야 수준인데 나는 왜 춥지?

 

 

추석을 사흘 지난 밝은 달이 동녘에서 떠오른다.

하늘의 달과 수면 위로 어리는 달빛이 묘하게 요염하다.

 

본래 달이 밝으면 낚시가 좀 어렵다고 알고 있으나 탑정지 붕어들 한테는 예외다.

아마 배스나 블루길의 공격으로부터 피하기 위해서는 어두운 것보다는 좀 밝은 것이 생존에 유리해서

그런 건 아닐까...

블루길이나 배스는 밤이면 활동을 멈추지만 탑정지 블루길과 배스는 한밤중에도 설치니까...

  

그렇게 가녀린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에 맨왼쪽의

32대 찌가 움직인다.

아주 천천히... 5cm 가량 솟아오르다.. 멈추었다가.. 다시 내려가다가 다시 10cm경 슬며시 솟아오르다

멈추었는데, "조금만 더 더 더.."하는 그놈의 기다림 때문에 상황은 싱겁게 종료! 찌가 스르르 내려간다.

조금 솟아오를 때 챔질이라도 해볼걸... 하는 후회가 기다리는 내내 끊이지를 않는다.

결코 잔챙이의 입질은 아니었다는데, 내 모든 것을 걸 수도 있다.

 

그 단 한번의 입질이 이번 낚시의 전부였다.

 

 

이제 동녘이 밝았고, 날은 샜다.

 

 

 

모처럼 핀 뜰채와 살림망은 결국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드디어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일출과 수면에 비치는 긴 자국은 언제 봐도 엇지다.

고급 카메라가 있었다면 정말 멋진 그림을 새기고 싶은데, 폰카로서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감내하면서

셔터를 자꾸 눌러봤다.

 

 

 

 

 

 

텐트를 걷고 철수 준비를 하면서 어쩌다 낚싯대쪽으로 눈길이 갔는데, 40대의 찌가 왼쪽으로 50cm나 이동해 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들어봤더니, 뭔가 요동을 친다.

으잉! 웬 횡재? 싶어 들어 보니 그럼 그렇지... 살치란 놈이다.

인증샷하려고 준비하다가 이놈이 발버둥을 치는 통에 놓지고 말았다.

 

결국 이번 출조는 완벽하게 꽝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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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에서 동쪽을 바라보면서...(대둔산 뒷쪽이 보인다.)

저 흰 새의 낚시 실력을 눈여겨 보니 이 허접꾼보다 낫다.

 

 

다 좋은데 물속에 수세미풀이 밀생한듯 채비 안착이 어렵고..

낮시간 동안에는 피래미류의 잡고기들이 설쳐서 낚시가 곤란했다.

그래서 낚싯대만 펴놓고 이리저리 눈을 돌리며 망중한을 즐겼다.

 

 

장어잡이꾼들의 강한 랜턴(사냥용인 듯..) 불빛으로 시야를 방해받다 보니 찌오름을 몇번이나 놓치고...

게다가 마음마저 흔들리며 집중력까지 잃었다.

 

겨우 7치 붕어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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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지 보경가든 구역에는 지난 첫 오름수위때부터 휴일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늘 만원사례다.

오늘도 혹시나.. 해서 쳐다봤더니, 역시나.. 이다. 

 

애시당초 양촌보를 염두에 두고 집을 나섰으니 미련없이 걸음을 돌려야지...

 

그런데 탑정지 정찰때부터 띄엄띄엄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양촌보에 도착하기 직전부터는 아예 소나기로 변해

마구 퍼붓는다.

게다가 천둥 번개까지...

 

상황이 그러니 감히 대를 펼 생각을 못하고 단골 포인트 주변 정찰만 하는데, 오늘 앉고자 하는 지점으로

빗물이 몰려 흘러들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야삽은 오래전에 없어졌고, 마침 오늘 아침에 혹시 쓸지 모른다며 모종삽 하나를 챙겨뒀는데, 그게 빛을 발한다.

물길을 돌리고, 포인트로 내려가는 길을 한삽씩 파서 계단처럼 발을 디딜 수 있게 했다.

계속되는 천둥 번개 속에 "하늘이시여, 내가 정말 죽을 죄를 졌으면 내려치세요.." 라는 비장함과 더불어 근처 야산에

설치된 고압송전탑과 인근의 이동통신 중계소 통신안테나 등 여건으로 미루어 나한테 벼락이 떨어질 확률은

아주 낮다는 얍삽한 속셈을 바탕으로 안전불감적 행태를 자행했다.

 

비 맞을 경우에 대비해서 챙겨둔 우의도 제법 기능을 발휘했다.

다만, 워낙 땀이 많은 체질이라 삽질(?)한다고 흘린 땀만 해도 비 맞은 양만큼이나 되다 보니 우의는 입으나 마나

한듯 하지만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전화를 젖지 않게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하여간 비와 번개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포인트를 살펴 보니, 지난번에 폼으로 하나 핀 36대가 계속 입질을 받았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다.

그 앞에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초대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하천 중앙부로는 흙탕물이 흐르는데, 이곳은 물이 탁하지가 않은 것이다.

이 포인트는 수초대로 둘러쌓인 둥그스럼한 웅덩이와 비슷해서 유속의 영향도 덜타고 흙탕물의 유입도 더딘 것이리라..

"그렇지... 오늘도 요기다" 하고 기다리다 비가 좀 잦아드는 틈을 타서 낚시짐을 내렸다.

 

수초대를 기준으로 조금 긴 대 위주로 5대를 폈다.

32, 34, 40, 36, 29...

미끼는 모두 지렁이로만...

 

참고로, 바로 왼쪽 10여m 지점의 포인트는 수심이 70cm 내외였는데, 여기는 어찌된 일인지 2m 전후다.

 

 

하여간 잔뜩 기대를 품고 낚시에 몰입했다.

 

그런데 어이하랴... 한동안 퍼부은 장대비로 인해 이곳도 흙탕물이 차버린 것이다.

게다가 수위까지 오르고 있다.

보가 있어서 잠시 조금 오르고 더이상 안오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평소에 비가 많이 오면 수로낚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수위가 오르고, 흙탕물이 될 줄은 몰랐다.

특히 수락계곡쪽에서 내려오는 물은 항상 맑기만 한 줄 알았다.

갑자기 바보가 된 느낌이다.

 

밤 11시 반경에, 받침틀을 뒤로 물리면서 34대 이상은 접고 짧은 대로만 4대를 유지했다.

새벽 2시까지 수위가 30cm가량 오르더니 그제서야 주춤한다.

좀 있으니 수위가 조금씩 내려간다.

 

 

 

그 악조건 속에서도 붕어는 있어서 초저녁에 3치 붕애가 찌를 올려주어 한 수...

그뒤로 동자개 새끼, 가물치 새끼가 물었을 뿐 내내 소식이 없다가 새벽에 맨왼쪽의 21대에서 겨우 손바닥만한

붕어 한마리를 걸었으나 그마저 올리던 중 떨구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 낚시는 꽝!

 

기분이 별로지만 불과 하루이틀전에 그 자리에서 낚시를 한듯한 꾼이 고스란히 남겨놓고 간 쓰레기를 모두 담아왔다.

왜냐하면 누가 봐도 내가 버린 것처럼 보일 것이고, 그러면 '어제 이래저래 생긴 놈이 낚시하더니만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고 갔구만.. 에이 개XX!' 할 것 같아서...

 

내가 자연보호에 앞장서는 모범시민이라서가 아니라는 사실은 오래전에 누군가가 버려서 무성한 풀숲 속에 있는

많은 쓰레기들은 그중 하나도 챙겨오지 않은 사실만으로 충분히 입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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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 사진에서 보이던 육초지대가 다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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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좀 내린 만큼 물이 좀 불어났을 거란 기대를 안고 탑정지를 가봤으나 병암리권은 아직 한참 멀었다.

그래서 주욱~ 한바퀴 돌며 지난번에 앉았던 종영리권은 입질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패스...

그 이전에 앉았던 치마바위권도 수초가 너무 없어서 패스...

결국 탑정지를 한바퀴 뺑~ 돌고나서 생각에 미친 것이 양촌보였다.

 

작년에 핸드폰을 물에 빠트리고도 모른 채 새시간 동안이나 발로 꾹~ 밟고 낚시한 탓에

갤스 하나 저세상으로 보낸 그 곳...

거기서 그때 손맛도 못봤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무조건 거기서 낚시하리라 다짐하고 차를 몰았다.

 

물을 건너 작년에 앉았던 곳으로 접근하려니 무슨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낚시할만한 장소로 접근이 안되는 것 같아 다시 돌아나와 건너편의 샛길로 들어가봤다.

그랬더니 마음에 드는 포인트가 눈에 띈다.

 

차를 길 가생이에 세우고 짐을 내려 하룻밤 지낼 숙소를 마련했다.

 

 

21, 29, 36, 32, 25 각 1대씩 진열하고...

좌우의 수초지대를 겨냥하며 4대를 피고, 36대는 괜히 중앙이 텅~ 빈 것 같아 폼으로 하나 더 핀 것인데...

그 폼뿐인 36대가 효자 노릇을 할 줄이야...

 

 

전투를 앞두고 먼저 배부터 채워야지...

밥 반찬 겸 안주로 갖고 온 감자탕 포장을 뜯어 코펠에 붓고 데우려는데, 버너만 있고 부탄개스를 안갖고 왔다...ㅠ.ㅠ

여름이지만 진공포장된 거니 상하지야 않았을 거라고 믿고 그나마 온기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밥을 통째 쏟아넣었다.

개밥이 따로 없다...ㅎ

게다가 조금은 낯선 향을 맡으며 꾸역꾸역 다 먹었다.

약간의 거북함은 소주 2병으로 커버하면서...

 

 

그다지 내세울만한 전과가 없는지라 전투상보가 필요도 없겠지만, 억지로라도 간단하게 묘사해보면...

저녁 9시경 첫번째 맨왼쪽의 21대 찌가 아주 천천히 솟아오르는 걸 보고 숨죽이며 기다리다 정점이다 싶을 때 챔질...

핑~ 핑~ 피아노줄 튕기는 소리를 내며 버팅기길래, 속으로 "왔구나.."  했는데, 웬걸? '툭'하며 떨어진다.

빈바늘만 날아오는데, 올 봄에 매어 놓은 작은 바늘이 문제가 된 것 같았다.

 

포인트는 잘잡았다고 자평하며 채비를 좀 더 큰 바늘로 갈고 미끼를 달아 던지는데, 이번에는 두번째인 29대 찌가

끝까지 솟아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급히 챔질... "앗싸~ 이번에도 후킹 성공..."인가 싶었는데, 좀 딸려오다 또 "툭" 떨어진다.

바늘을 살펴보니 역시나 작은 바늘...

얼른 큰 바늘로 바꿔주고 다시 낚시에 열중하는데...

수초를 끼고 있는 21과 29대가 아니라 맹탕에 던져둔 36대에서 연이어 입질이 들어온다.

왜일까?

바로 왼쪽 옆자리에 노부부께서 늦게 들어와 대편성하느라 조금 부산스러운 것이 원인이었을까?

 

 

고기가 상한다며 살림망을 안갖고 다니다가 낚시 이야기 밖에는 일기 쓸 일이 없는 백수라

일기에 쓸 요량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살림망을 갖고 와서 폈다.

 

자정을 넘어갈 즈음, 현지꾼 한사람이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옥수수가 잘먹힌다는 밀을 듣고

잽싸게 옥수수를 끼워 던져놓았으나 소식이 없다.

시간적으로 입질시간대를 지난 탓이리라...

 

 

 

하여간 간밤에 피라미 포함 이만한 조과를 올렸으면 족하다.

내 낚시 실력을 기준으로...

 

※ 참고로 당일 이곳은 이상하리만치 모기가 없었다.

    비가 온 직후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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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초에 한바탕 내린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병암리권이 이 모양이라...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수심이 좀 나오고 적은 양이라도 새물이 흘러 들어오는 곳으로 결정,

재작년에 한번 앉았던 종연리 별장가든 맞은 편으로 달려가 짐을 풀었다.

 

 

 

발밑이 직벽이 되어 수심이 가장 깊다. 깊어 봤자 1미터지만...

32대로 바닥을 훑어보니 물골이 있다. 그게 바로 발밑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서 21대부터 32대까지 비교적 짧은 대로 편성했다.

21대도 길어서 물골을 완벽하게는 커버할 수가 없다.

 

 

앉으면서 한 지점의 수위를 눈여겨 보고 있는데, 예상대로 수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물이 흙탕물인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낚시가 불가할 정도로 탁하지는 않다.

그리고 바닥이 맹탕 수준이긴 하나 물 흐름이나 풍향 등 여건을 감안할 때, 뭔가 될 것 같은 感이 온다.

 

 

재빨리 대를 피고, 텐트도 피고...

떡밥은 어분과 신장떡밥을 1대1로 배합해서 준비해두고...

잠시 숨을 돌리며 챙겨간 저녁 요기꺼리를 먹으려는데, 입질이 시작된다.

 

숫가락으로 밥을 입으로 떠 옮기는데, 찌가 스르륵 올라오더니 다시 스르륵 내려간다.

왼손도 밥통을 들고 있는 상황이라 숫가락을 재빨리 놓고 챔질할 여유가 없었다.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하고 다음을 대비해야지...

밥을 최대한 빨리 쳐넣은 다음 밑밥을 전부 갈아주고 다시 시작했다.

 

다시 왼쪽에서 두번째 29대의 찌가 솟아오른다.

챔질!!  걸려 나온 녀석의 크기가 겨우 6치다.

그런데 월척 못지않게 반가운 것은 블루길과 배스가 판치는 이곳 탑정지에도 작은 붕어가 살아 있다는 것은 

토종붕어 새끼가 다 잡아먹히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다. 

 

밑밥 갈아준 다음 사진 찍으려고 두레박 속에 잠시 넣어뒀더니 점프해서 자력으로 귀향해버렸다.

 

좀 있다 27대의 찌가 떠올라 옆으로 둥실둥실 춤을 추는 걸 보고서야 챔질을 해서 올라온 이 녀석, 8~9치어간...

이놈은 얼마나 힘을 쓰던지 정말 겨우 끌어올렸다.

이번엔 사진부터 찍고 밑밥을 갈아줬다.

 

 

 

폰카에 플래쉬 기능이 있는 줄 몰라 헤드랜턴으로 비추고 찍었는데, 반은 암흑이니...ㅠ.ㅠ

 

이제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담배가 생각이 나서 한대 꺼내 무는데, 다시 27대 찌가 솟아오른다.

얼른 챈다고 했는데, 좀 늦었다. 헛챔질...

쇠주 한모금 마시고 안주 먹는 사이에 또 입질... 담배 찾아 불 붙이려는데 입질...

 

그랬는데... 조금 뒤부터는 갑자기 입질이 끊긴다.

 

 

 

입질이 없어 심심하다 보니 공연히 폰만 만지작거리다 케미불빛이 보일락말락한 이 무의미한 사진도 한 컷!

 

 

 

기계는 자꾸 만지다 보니 하나씩 더 알게 된다.

플래쉬 기능을 알고 플래쉬를 터뜨려 한 컷!

 

계속 입질이 없어서 하품만 하다 새벽장을 보리라는 다짐을 담보로 무거운 머리를 뒤로 젖혔다.

주변에 낚시꾼들이 없으니 황소개구리 울음소리 같이 코를 골아도 미안할 사람이 없어 좋았다. 

 

 

새벽에 다시 밑밥을 갈아주며 입질을 살폈으나 더이상 때가 아닌 듯, 깐죽대는 피라미들의 입질뿐...

차라리 덜더울 때 철수하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되어 그 길로 하나씩 장비를 걷어들였다.

 

뭐 '나의 感'이라는 게 본래 이 수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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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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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기를 노려 갔는데, 이게 뭐야...

지렁이 달았더니 블루길 새끼들이 엄청나게 반긴다.

다음 생에 사랑받는 붕어로 환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이 자리는 수심이 6~70센티 내외로 낮낚시 포인트가 아니라 밤낚시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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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왼쪽 32대는 햇볕을 잘받는 왼쪽 육초지대에 붙여서, 그리고 앞쪽의 육초 가까이에 25대 하나 더, 가운데 맹탕지대엔

옥내림채비의 29와 27대, 맨오른쪽은 21대 하나...

 

햇볕을 피하고 바람도 덜타는 곳을 골라 앉았는데, 초장에 6치짜리가 한마리 걸려 오늘 대박치려나..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걸로 끝!!

하긴 그 6치도 정상으로 걸린 게 아니라 교통사고였으니...ㅎㅎ

 

그 전에 내가 다른쪽에 앉았을 때, 이 자리에 앉았던 사람은 연신 끌어내던데, 그 사람은 내림낚시를 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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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재끼느라 워낙 바빠서(?) 한동안 낚시도 못가다 보니, 몸이 찌부둥~한 것이 금단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

기상청 위성사진을 검색하니 내일은 날씨가 좀 안좋을 것 같아서, 오늘도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내일보다는 나을 것 같아 출조를 감행한다.

 

목표는 이른 봄철에 씨알은 잘지만 잔손맛을 충분히 안겨주는 곳, 상월면 학당지...

부푼 마음을 안고 달려서 도착해서 보니, 저수지 변두리에 좌~악 깔려 있던 수초들은 어디 가고 맹탕이 된겨?

거기다 물색은 퍼마시고 싶을(?) 정도로 기분 나쁘게 맑다.

 

우쒸~ 안되겠다. 병사리지로 목적지 급변...

시골길을 달리는데, 소곡지를 지나면서 보니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는게 보인다.

급히 U턴해서 제방으로 차를 몰며 육안탐색을 해보니 의외로 제방쪽에 육초대가 남아 있고, 물색 또한 좋다.

게다가 수초대 근처에서 6~7치 정도 되는 붕어가 솟아올랐다 다시 들어가는 모습을 목도한 탓에 더 이상

다른 저수지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병사리지 취소... 소곡지 당첨!!

 

 

위 사진 제방부분의 가운데에서 약간 오른쪽 거뭇거뭇한 저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방치고는 급경사지만 네발이 따로 노는 의자 덕분에 큰 애로 없이 앉을 수 있었다.

 

받침틀 반쪽을 설치하고 4대를 폈다.

21x1, 25x2, 32x1...32대는 쌍봉, 나머지는 외봉... 수심은 1.5미터선...

수초에 바짝 붙여서 수심체크하느라 몇번 캐스팅(?)하는데, 육초가 걸려 올라온다.

한번은 목줄을 터뜨렸다.

 

 

대를 다 펴고 전부 지렁이를 달아 던져넣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찌들이 꼼지락거린다.

이거 참, 희한하네... 물색이 좋기는 해도 아직 봄이라기에는 이른데...

그리고 솟아오르는 찌를 보고 몇번을 헛챔질을 했는지... 아마 참붕어 놈들이겠지.

 

채비를 다 던져넣고 발밑을 보니 벌써 2센티 미만의 치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산란기가 지나기 전에 출조한다고 했는데, 혹시 벌써 산란기가 지난 건 아녀?

갸우뚱하면서 가끔 끌고 들어가는 걸 챘더니 배스 새끼가 걸려 나온다...ㅠ.ㅠ

흐음~ 오늘 낚시 만만챦겠는 걸... 싶다.

 

그래서 어분을 조금만 개서 오른쪽에서 두번째 25대에 달아 던져두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다.

그런데, 잊고 있던 그 25대 찌가 살짝 솟는가 싶더니 바로 옆으로 짼다. 급히 챔질, 어쭈구리.. 묵직하다.

약간의 씨름 끝에 끌어냈다. 하아~ 떠~억 하니 9치자리 "떡" 한 수...

바늘 빼느라 오른 손으로 좀 세게 잡아서 그런지 알이 줄줄 흐르려 한다.

바늘 빼고 사진 한장 찍은 뒤 바로 방생했다.

 

옆에서 부러움을 감추지 않고 한참을 쳐다보다 "축하해요"라며 인사를 건네길래 '감사합니다'하고 공손히 답례했다.

좀 있으니 가까이 다가와서 '미끼를 어떻게 쓰느냐' 등등 질문을 한다.

"신장떡밥을 섞어서 쓰려다 귀챦아서 어분만 개서 썼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랬다가 혹시 성의없이 답한달까봐 "미끼를 잘썼다기보다 어쩌다 걸려준 것"이라고 겸손을 보탰다.

'떡'이라도 주변의 부러움을 샀으니 오늘의 장원인겨... 장원이 그정도 겸손이야 보통이지... ㅎㅎ

 

 

점심때가 돼서 낚시 출발할 때 편의점에 들러 산 삼각김밥 3조각과, 두유 1, 연양갱 2, 쵸코파이 1개를 먹고나니 배도 빵빵,

의욕도 빵빵... 그런데 입질이 너무 없다.

 

직사광선에 노출된 등짝은 뜨거운데, 바람을 맞는 맨얼굴은 차다.

그만큼 바람 때문에 수온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오후 4시, 일찌감치 철수했지만 '바람이 차가운 요즘 손맛 본 게 어디야..' 싶은 생각에 돌아오는 길은 마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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