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하는데, 비도 계속 오다말다를 반복해서 심란하기 그지 없구만 이놈의 황소개구리가 바로 옆에서
대형트럭 클랙슨 소리로 연방 울어댄다.
당연히 붕어 입질은 감감무소식...
낚시하기에는 이웃을 잘못 만났다.
끓어오르는 敵意를 억누르다 못해 광복절이 시작된 1시경 호박돌 두개를 집어던지니 딱 15분간 조용하다가
다시 울어댄다.
근처에 돌이 없어서 더이상 못던지는 게 아쉽다.
내가 이럴진대 윤봉길의사께서 도시락폭탄 던지시던 때의 적개심이야 오죽했으랴...
황소개구리 소리 땜에 고기가 안오거나, 풍덩 소리에 고기가 놀라 도망가거나 낚시 안되기는 양촌지역
수리적(數理가 아니고 水理) 특성상 等式이 성립된다.
오늘 낚시는 초저녁에 낚은 3치로 마감할 듯하다.
에라.. 눈이나 좀 붙이자며 졸고 있는데, 누군가 "고기 좀 잡으셨냐?"는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켜
텐트 밖을 내다보니 새벽 4시에 낚시를 나온 듯 장화를 신은 낚시꾼이 서 있다.
어지간해서 쉽게 차리기 어려운 정신을 급속모드로 수습해서 '3치밖에 못봤고 잡어들이 많이 덤빈다'고
응대했더니 '자기도 2주전에 이 자리에서 낚시했는데 꽝쳤다'고 한다.
나도 이 자리에서 두번을 꽝쳤으니 그게 이 자리의 平均釣果인가 보다.
이제 다시 이 자리를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
어쨌거나 예상한 바와 같이 3치로 낚시를 마감하고 광복절 태극기 게양하러 일찌감치 6시부터
젖은 낚시장비들을 천천히 닦고 말리며 전을 걷어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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