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 자신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 공부의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일본의 여류소설가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戒老錄),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이다.
사실 이책은그가 노인이
되어 경험으로
쓴 것이 아니라 '40대에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것이다.
서문도 40대 50대 60대 70대에 중판을
내면서 거듭 소감을 밝히고 있다.
소노가
권하는 노년기의 마음가짐 몇 구절을 소개한다.
01. 자신의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
말라.
젊음을 시기하지
말고
젊은 사람을
대접하라.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하라.
손자들에게
무시당해도
너무
섭섭해하지 말라.
02.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내가 늙었다는 것을
자각하라.
입 냄새. 몸 냄새에 신경
쓰고 화장실을 사용할
때는
문을 꼭 닫고
잠가라. 문을 나서기전에 지퍼에서 손을
떼라.
03. 신변의 일상용품은 늘 새것으로 교체하라.
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여행은 많이
할수록 좋다.
체력.기력이
있다고 다른 노인들에게 뽐내지 마라.
며칠 못살고 죽는 하루살이가
있는가 하면 모하비사막의 떡갈나무 덤불처럼 1만년 이상 사는 생물도
있다.
그나마 사람은 포유류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종이니
나이 들면 선선히 마음을
비우며
'대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04.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힐 것.
먼저 포기하고 사용법이나
설명서를 읽어 보려고도 않고 미리
포기한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그대로가 좋다며 기계를
거부한다.
처음부터 시도도
하지않고
포기하는 것은 노화의
전형이다.
05. 칭찬하는 말조차 주의 할
것.
여러 명이
있는데서
한 사람만을
꼬집어 칭찬을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저 정도의 면밖에 볼 줄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
당하거나 나머지
사람들에게 다른 실망감을 안겨 줄 수도
있다.
자식들의 경우도 한 명만을 칭찬한다면 나머지
자식은 무슨 꼴인가.
칭찬을 할 때는 따로 조용히 불러서 당사자에게만
하는 게 낫겠다.
06. 평균수명에
오르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70세
이상이면 솔직히 언제 죽을지 모른다.
자신이 아무리 높고 깨끗하다고
해도
정치처럼
책임이 큰일에는 나서지 않는게 본인이나 다른 사람을 위하는
길이다.
자신만 모르는 치매기가
있을런지
곰곰히
생각해보기 바란다.
50이 넘으면 젊은 나이가
아니므로
항상
젊은이들에게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07. 이라는
사실을 실패의
변명거리로 삶지 않을 것.
'노인이니까' '노인에게 무슨
말인가' 따위의 생각은
버려라.
노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처음부터 사회적 계약에 기본을
둔
관계는 피해야한다.
책임을 회피해도
안된다.
잘못을 인정해야 하고 일이 느리면 임금도 느린만큼 반만
받아야 한다.
노인이라는 걸
내세워
대우받으려
한다면 오산이다.
건망증이나 허리의
불편함을
일일이 드러내는 일도 자기의 변명에
불과하다.
08. 배설
문제에 너무
신경질적이 되지 말 것.
자고로 대변은 보지 않아도 큰 해는
없으나 소변은 오랫동안 보지 않으면 해롭다라는
명확한 말이 있다.
(양생훈) 변 한번 보지못한
걸로
야단법석을
떠는 노인은 달리 생각할 게없어 한가로운 생활의 정신적 빈곤을
나타낸다.
대부분 식이요법으로 되지
않으면
기다리면
해결된다.
정신적인 문제로 첫째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09.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
한다.
일반적으로 물건을 하나
사면
하나를
버리는 게 맞다.
자꾸 물건이 쌓이면 집안의 공기도
나빠진다.
쓸모없는 것을
버리고나면
공기가
많아져 젊어지는 효과도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새 걸 사면
뭘해.. 라는 생각은 자신을 더욱 고루하게
만든다.
신변소품은 가급적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정체된 자신에 활기를
준다.
10. 거지 근성을 버려라.
노인들 사이에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을 어떤 템포로
쓰는
것이 비참한
여생을 보내지 않는
방법일까에 매달리다가 갖고 있는 돈을쓰지도
않고
궁색하게 살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
90세까지의
계산으로 다 써버린다는 요량으로 그 후는 내 알바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나마 능력이 된다고
하면
사회가 주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고 보자라는 거지근성은 버리는
게
자기를
위해서도 좋다.
11. 화초 가꾸는 일만
하면 빨리
늙는다.
화초는 안이한 대지 위를 걷는 것과
같다.
거기에 비해 인간의 마음을 상대하는
일은 흔들리는 통나무 위를 걷는
격이다.
흔들리는 통나무는 심리적
반응, 튼튼하고 유연한 허리와
다리, 유연한 관절이 없으면 건널 수
없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더불어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새삼 이제와 철학책을
읽고
세익스피어를
읽으면
무슨 소용이야...라는 사람이
있다.
세익스피어 작품
속에
함축된
의미를 알게 되는 건 노년에만 누리는 특권이기도
하다.
세계정세든 세익스피어든
도전하라.
12. 뭔가 이루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실패라던가, 유감이라는 말은 하지말자.
깨끗한 집에서 뽀송한 이불을
덮고
균형있는 식사를 했다면 그야말로 대성공이다.
사회활동도 하고, 사랑도 알게
되고, 자유롭게
다니며, 여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독서를
했고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았다면 인생의
대성공이다.
그런 계산이 불가능한
사람은
도대체 그 나이가 되도록 뭐했냐는 비난도
싸다.
13. 친구가 먼저
죽더라도(아내가 먼저 가더라도) 태연할 것.
사람 나름이지만 친구의
죽음에
별로 충격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이들이야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겠지만
노화란
그런
느낌마저 덜 느끼게하는 쓸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와 몇 십년
동안
같이
지내주고 살아줘서 고마워...라고 마음으로 감사하면 되는
것이다.
14.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한다.
'옛날에
미남이었다'
'예전에 잘 나갔다' '옛날에 여자들한테 한 인기를
했지...'
라는 이야기는 웃기기 위해
잠시하는 외에는 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반복되는 옛날 이야기는
상대를 지치게 하거나 관심을 나로부터 잃게
한다.
젊은이가 동석한
경우에는
젊은이에게 대화의 기회를 많이 주는것이
올바르다.
15. 비 바람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
강풍이나 호우가 내리는
날은
노인뿐
아니라 다들 외출을 삼간다.
노인이라고
해서
자연현상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
약속이 있는데 비비람이 다소
분다고 약속을 취소하거나 하진 말라는
얘기다.
가끔은
노인에게도
어느 정도의
자극은 필요하다.
16.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자.
새벽에 일어나 우두커니 앉아있는 노인을 본다는
건 식구들에게도 좀
그렇다.
아니면 할머니의 이부자리가 새벽에 텅비어
있다면 그것도 허전할
것이다.
되도록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허전할 시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화
되었다면 한탄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의 자유로운 시간을 마음껏 즐기면
되니깐.
17. 살만큼 살았고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결재는
해두자.
어차피 죽음도 누구나 격게될
삶의
일부이다.
죽음에 대한 마음의
선택도
당사자의
몫이고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나이가 들면 길섶의 풀 한
포기나
담쟁이의
보잘것 없는
단풍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떤 처지에도 마음을
열면
감동할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정성으로 그걸 잘 찾아내어
음미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이런 걸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좋았다'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18.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최후는 자연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한 입이라도 자연스레 자신이 직접 먹게끔
한다.
점적주사(관을 통해 음식을 주입시키는
행위)
만은 금하는 것이
좋다.
인간이 왔다가 자연스레 죽는 것이
이치이다.
죽음에 대해 일상에서 늘 편안하게
생각하며
친숙해지는 준비를
하자.
어머니로부터 와서 한세상
잘살았고
이제
어머니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니깐.
19.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간의 화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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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한 대로의 인생은 없다.
나이 40에 불혹(不惑)이라는 말은 나의 체험에 따르면 한 단계 표현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40세가 되어도 도저히 앞을 제대로 내다 볼 수 없다는 절망감이 꽤 분명해지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게 되고 따라서 최선이 아닌 차선이나 혹은 그 다음의 길도 담담히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준비했다고 해서 결코 유비무환이 될 수는 없다.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내 운명을 좌우할만한 중요한 일에 있어서 예측한대로 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물론 희망이 이루어진 적은 있었지만 예측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최근 들어 점점 어리석음에도 호감을 갖게 되었다. 망설이거나 어리석거나 하는 일들이 없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
사람을 믿는 일과 동시에 믿지 않는 일도 필요하다. 사람을 믿지 않는 사람만이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인정하려는 지도 모른다.나는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내자신을 꿇어앉힐 수밖에 없다.
철이 들면서 동시에 심리적으로 이중적 시각을 갖게 되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생각하거나,바라거나 하는 것과 개인으로서 생각하는 것이 일치했던 일이 없었다.
'받는 것'을 요구하게 된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노인이다.
어떤 사람의 그 사람다움에 호감을 갖게 되면서부터 그 사람이 변하는 것조차 바라지 않게 되었다.
내가 어떤사람과 친구가 되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전부터 그런 사람이었고 그런 그 사람에게 호감이 갔기 때문이다. 서로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른다. 성질이 급하다든가, 느긋한 성격이라든가, 어떤 일에 쉽게 빠져버린다든가, 심한 말을 잘 한다든가, 로멘틱한 사람이라든가, 고지식하다든가, 청소하기 싫어한다든지 물건을 잘 버리는 습관이 있든지, 노름을 좋아 하든가, 구두쇠라든가, 목욕을 싫어하든지, 상식이 결여 되어 있든가 한다. 그러나 내가 이 나이가 되기까지 그런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된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성격이 바뀌거나, 달라진다면 이제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된게 나이를 먹었다는 것의 의미일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인간이 되려고 애써도 인간은 살아있는 한 많든 적든 이 지구를 오염시키며, 다른 생명을 위협하며 다른 사람이 가져 마땅한 것을 빼았으며 살아가는 운명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이러한 자세는 어렸을 때는 유아의 상징이고, 나이 들어서는 노년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아주 적은 돈이나 물건, 시중에 이르기 까지 노인들이 받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민감하다. 이런 심리상태가 모든 면에서 매우 심해지면 그것은 노화가 상당히 진행된 증거로 보아도 좋다.
'주겠지'하고 기대하는 정신 상태는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포기하는 증거다. 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떳떳한 인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자격을 읽고 단지 위로만 받기 때문에 성숙한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일종의 굴욕감을 감수한다는 것도 마땅히 자각하여야 한다.
남이 해 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인이라고 해서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행정상의 노인'으로서는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신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다. 노인이든 젊은이든 원칙적으로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은 단념해야 한다.
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인구 네명 중 한명이 노인인 시대가 닥칠때 노인이라는 사실이 지위나 자격으로 통할 수 없다. 그러니 자립하는 마음가짐은 정신의 젊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것은 자신을 위하는 일도 된다.
자신의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통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의 것과도 비교할 수 있는 것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누구든 마찬가지다.
노년에는 자기중심적이 되는 법이다. 노인은 솔직히 말해서 이미 바깥세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왕성한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 자신과는 관계없는 바깥세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왕성한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 자신과의 관계없는 바깥일에 흥미를 갖는 능력은 남성적인 특징으로 여성에게는 다소 결여되기 쉬워,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외부 세상과 멀어지게 된다.
나의 생애는 극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거의 100명중 97~8명이 자신의 일생을 TV드라마와 같다고 생각한다. 자기만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역시 너무 무른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면에 모든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도 깊은 경의를 표하지 않으면 안 된다.아무리 평범한 삶처럼 보여도 인간의 일생은 어느 누구의 것도 위대한 것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일로 훈장이나 포장을 받는 경우 자신 만큼 세상 사람들이 그런 일에 감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이를 먹으면 깨달아야 한다. 우쭐해서 어쩔 줄 몰라 그저 좋아 한다면 어떻게 나이를 먹었는지 의심스러워 진다.
한가하게 남의 생활에 참견하지 말 것.
행동의 선악을 단정하거나 고쳐 놓겠다고 해서 안 된다. 오래 살았기 때문에 자신은 경험도 충분하고 친지나 친척들, 이 사람 저사람 사이의 갈등이나 대처 방법에 대해 자기야 말로 가장 올바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판단 착오이다. 바로 이런 노인이야말로 자신의 행동 방식은 전혀 바꾸려하지 않고 단지 다른 사람의 방식만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인간에게는 분간할 수 없는 것도 많고 설사 알고 있다 하더라도 옳은것, 옳지않은 것 둘 중 어느 것도 통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역사이며 현실인 것이다.
다른 사람의 생활 방법을 왈가왈부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할 것. 어느 쪽이든 장점과 단점, 추함과 아름다움이 있다. 단지 자신이 최상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할 일이다.
불평만 늘어놓는 노인 곁에는 사람이 모여들지 않는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불평은 그늘진 느낌을 준다. 무엇이든 즐거워하는 노인에게 밝은 햇빛 내음이 나는 것과 정 반대이다.
명랑 할 것. 명랑하게 행동하는 것은 세상 삶에 대한 예의이다. 겉과 속이 다른 것에 상처 받거나,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센티멘탈리즘 뿐이다.
삐딱한 생각은 용렬한 행위다. 의식적으로 고칠 것.
삐딱하게 생각하는 것을 일종의 똑똑함이라고여겨, '나는 나의분수를 잘 알고 있다'라는 식의 표현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사람이 비뚤어져도 좋을 시기는 한번도 없다. 삐뚤어진 인간은 첫째 사귀기가 매우 성가시다. 차라리 어수룩한 사람을 사귀는 편이 훨씬 낫다.자신감 있는 사람이 유머러스하게 드러내어 삐딱하게 말하는 것은 별게지만, 삐딱하게 생각한다는 그 자체가 교만으로 흠뻑찌든 냄새를 풍긴다.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라.
자신에게 힘이 부치는 일을 일체 하지 않는 사람은 젊었다 할 지라도 노인성 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혹함을 견대내는 습관을 비교적 젊었을 때부터 길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힘든 일을 매일 지속적으로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젊었을 때보다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 질 것. 노년에게는 병 그 자체보다도 요양생활이 두렵다. 불과 1~2주 누워 있어도, 앓고 난 후에 다리가 눈에 띄게 움직여지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젊었을 때는 2~3주간 누워 있어도 병이 나으면 그것으로 완전히 원래상태로 회복된다. 그러나 노인은 다르다.
젊음을 시기하지 말고 젊은 사람을 대접할 것.
노인이 제일 먼저 잃는 것은 노인다움이다.
누구든 한번은 젊고 누구든지 한번은 늙는다. 이만큼 공평함을 시기하는 것은 탐욕이다.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하라. 노인은 자신이 한가하니까 남들도 그러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남에게 쉽게 일을 부탁하는 것도 경계하여야 한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니까'라고 노인은 생각하여 쉽게 남에게 부탁 한다.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다. 외로움은 노인에게 공통의 운명이자 최대의 고통이다.
누군가 말상대를 해주거나, 어딘가를 대려가 주거나 하는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려 하는 노인이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근본적으로 어떤 해결도 되지 않는다. 어떤 노인이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살아가는 즐거움이란 스스로 벌견할 수밖에 없다.
젊었을 때는 별로 놀지 않았던 사람들 중에는 노는 것을 조악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외려 이런 유희(골프,바둑,화투,댄스 등)는 의식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고, 혼자서 공부하거나 독서하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은 노후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독서나 사색의 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그 외에도 아마추어로서의 학문이나 지식, 그리고 기술 등은 어떤 것이든 모두가 노후를 즐겁고 따분하지 않게 보내는데 도움이 된다.고독을 피하는 방법도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
노년이란 언제가는 몸이 말을 안 듣게 된다. 눈이 안보이게 되고, 귀가 안 들리게 되며, 몸의 한 부분을 쓸 수도 없게 된다. 머리회전도 나빠지게 된다. 그것이 자연의섭리다. 젊었을 때는 언제까지나 눈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이 들어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항상 몸이 건강할 거라고 생각하고 '노후에는 농사를 지어야지'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눈이 나빠졌읗 때, 걸을 수 없게 되었을 때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일이다.그것은 악(惡)도 아니며, 죄(罪)도 아니다. 말하자면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책임으로 그렇게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는 습관을 초로(初老)의 나이에 익혀두면 편리할 것이다.
공격적이지 말 것.
나이가 들면서 맥이 빠지거나 유순해 지는 사람이 많으나,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인격이 황폐해지고 툭하면 금새 타인의 험담을 늘어놓거나 비난하는 노인이 의외로 많다. 화를 내거나 욕을 하는 것은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마구잡이 화풀이라고 스스로에게 경계하도록 하자. 태도가 나쁘다고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것처럼 '대자연에 있어서 개체 등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 대자연에 있어 중요한 것은 종족에 불과하다.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은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노인은 왠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친구가 생기지 않는 이유는 첫째로 타인을 향한 진정한 관심이 없거나, 둘째 다소 허세를 부리는 기가 있어 자신을 속속들이 드러내 보이지 못하거나, 셋째로는 관용심이 없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정년을 일단락하고, 그 이후는 새로운 출발로 생각해야 한다.
보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노년이 되어 판단이 빗나가는 것은 생리적 변화이다. 그러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친 사람에게 "당신 미쳤소"라고 해도 모르는 것과 같다.
최고의 연장자가 되어도 자신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노년의 아름다움이란 양보할 수 있는 너그러움이다.
넉살좋게 나서는 연령이 아니다.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돈을 아끼지 말 것. 무엇인가를 얻을 때는 반드시 무엇인가를 잃게 된다.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나이 들어가면 친구들도 한 사람 한 사람 줄어든다. 살아 있어도 어딘지 몸이 나빠지든가 해서 함께 놀 수 있는 친구는 줄어들고 만다.
손자들이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노인은 몸이 쇠약해지고 머리가 노화됨과 더불어 새로운 지식에 따라갈 수가 없게 됨으로써 종종 손자에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인들은 대개 10대 후반 정도의 아이들을 지식적으로나 운동적으로나 따라 갈 수가 없다.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면 직업적으로 해줄 사람을 선택할 것.
나이가 들면 자연히 남의 손을 빌릴 일이 많아진다. 단지 그런 경우 다소라도 자신에게 경제력이 있다면 가능한 한 타인의 호의를 기대하지 말고 일로 생각해 직업적으로 받아들여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 한다.
노인은 어떤 일에도 '감사 합니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해 노인은 감사의 표현을 잘하지 않는 다기 보다 감사의 마음을 잃게 되는 것이 노화의 한 가지 증상으로 나타난다.
타인에게 어떤일을 시킬 경우는 참견하지 않을 것.
나이가 들면 모든 방법이 자신이 생각한 것과 같지 않으면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좀처럼 변하지 않는 창조물이다. 인간의 본질은 결코 충고 정도로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남에게 시킨 다음은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한다.
애완동물의 이야기를 자주하는 것은 노화의 한 징조다.
새로운 기계의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혀야 한다. 사용에 실패하는 것은 성격과 능력의 문제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사용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것은 노화인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말을 한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노인이 되면 아무개는 나의 마음을 알고 있다든지, 아무개는 나의 편이라든지 등 유치한 표현을 하게 된다.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으니 그것은 상대가 옳은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왠지 모르게 느낌, 어리석음, 성질, 취미 등이 닮았기 때문에 친구가 되는 것이다. 내편이니까 받아들이고 자신을 비난할 경우 거부하는 형태로 사고가 변하게 되면 상당히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이혼하면 편하기는 하나 몹시 외롭다. 옛날 이혼하지 않았을 때의 어머니는 그저 자유만 동경했다. 그러나 이혼하여 혼자가 되고나니, 자신이 어렵사리 얻은 행복이란 단지 불만의 씨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늙어 혼자의 외로움은 뼈에 사무친다.
가능하다면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책을 읽어라.
입 냄새, 몸 냄새에 신경을 써라. 노인은 노인 특유의 냄새가 난다.
노인이 짙은 화장은 느낌이 안좋다고 하나, 차림새를 단정히 하는 것은 노인일수록 필요하다. 만일 건강이 허락한다면 노인은 매일 목욕을 하고, 늘 피부를 청결히 하고, 낡았더라도 잘 세탁한 옷을 입어야 한다. 할머니들이사용하는 향수는 퍽 애교스럽다.
산뜻하고 깔끔한 주위에는 반드시 사람이 모여들게 되고, 그럼으로써 생활도 생동감 있게 된다. 가족 앞이라고 매무새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나이들면 불결한 것에 태연한 삶이 있지만 청결하게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동시에 주위 사람에 대한 예의이다.
화장실 문은 반드시 꼭 닫고 잠그고 사용하라.
우리 몸의 세포도 그러하듯이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야 마땅하다. 특히 인간이 미적으로 정연하고 활동적이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단순한 생활이다. 신변소품은 늘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라. 낡지 않았다고 하여 계속 사용하면 지저분하다든지, 꾀죄죄하다는 표현을 듣게 된다.
무엇이든 탐내지 말아야 한다. 사회가 주는 것(공짜)이라면 무엇이든 받고 보자는 것은 아무리 고령자라고해도 거지 근성이 나타나는 증거이다.
친구(또는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뜨는 일은 늘 사전에 마음속에 예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되면 막상 닥친 운명에 대해 마음의 각오가 서게 된다. '드디어 헤어지게 되는 구나' 하고 한탄하기보다 '몇 십년 동안 즐겁게 지내주어 고마웠어'라고 감사하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체력, 기력이 있는 노인이더라도 뽐내자 마라. 특히 고령이 되면 의기양양한 사람은 더욱더 의기양양해 지고 기분이 처진 사람은 더욱더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그 격차는 심한 것이므로 늘 자신의 체력이나 기력을 기준으로 해서 타인의 생활방식을 단정 짓는 일은 피해야 한다.
노인들 끼리 모여 함께 행동할 때는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공해가 아닌 노해(老害)라는 말을 젊은이들이 새로 만들어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해야 한다. 여자의 경우 '옛날에는 미인이였다.' 남자의 경우 '옛날에는 꽤 여자들에게 인기 있었다'라는 말은 지금도 그렇지 않은 경우와 많은 사람을 웃기려고 작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지 않는 편이 무난하다. 옛날에는 미인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현재 그 곳에 있는 것은 축 늘어진 피부의 노인일 뿐이다.
허둥대거나 서두리지 않고 뛰지 않아야 한다. 노인의 갖가지 사고는 서두르는데서 일어난다. 잠이오지 않을 때조차 서둘러 잠을 청할 필요는 없다. 40대에서 60대까지 인간은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에 이루어야 할 일을 해놓지 않으면 더 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느긋한 노년에 접어들기 전에는 충실하고 활기찬 장년시대가 필수인 것이다.
잘 걸을 수 있도록 다리를 튼튼히 하라.
걷는 다는 것은 그저 단순히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상의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걷는 다는 것은 첫째로 건강에 좋은 것이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보통 사람과 같은 상태라는 최소한의 보증이다.
걷는 것으로서는 인간은 자신이 들어 갈수 있는 세계를 확대하는 일이 가능해 진다.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고, 귀한 것을 체험할 수 있으며 모르는 사람과 친해 질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는 한 인간은 고립되지 않는다. 젊었을 때부터 택시만 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나 노후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기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노년에 접어든 사람도 다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매일 적당한 운동을 일과로 해야 한다. 노년(40세가 넘으면 노년이 시작된다)의 서글픔은 젊었을 때는 그냥 방치해도 별 문제가 없던 몸을 유지하는데 힘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에는 신체의 각 부위가 위축되는 방향으로 퇴화한다. 나는 젊었을 때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부터는 내 자신이 경멸받느 입장이 되어가고 있다.
비바람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마라. 노인이 자연현상에 조심은 해야 하지만 소극적이어서는 안 된다. 비 오는 것이 외출을 취소하는 구실이 된다면 모든 것이 어떤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비가 오더라도 예정을 취소하지 마라.
장수를 견뎌낼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수명이 의학의 발달로 연장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견뎌 낼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유언장 등은 편안한 마음으로 미리 만들어 둔다. 유산에 대한 싸움은 유산이 적어도 생기고 많아도 생긴다.
그러한 분규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유언장이지만 그것도 정확한 법적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유언장을 쓴다고 금방 죽는 것은 아니다. 오래 살면서 몇 통이고 다시고쳐 써도 되는 것이다. 편안하게 언제든지 쓸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필요하다.
어떠한 냉혹한 대우를 받게 되더라도 죽기 전에 보복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개인으로부터 혹은 사회로부터 좋은 면에서든 나쁜 면에서든 늘 터무니없는 취급을 받는다. 수조 수억의 인간이 지금까지 그런 얄궂은 운명을 받아 들였던 것이다. 왜 자신만이 유독 그것을 거역하고 이치를 꿰어 맞추려 하는 것일까? 용서를 해야 한다.
용서의 문제를 하나의 도덕도 아니고 신앙도 아닌 현실적 수단으로 인정해야 한다.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누가 이런 늙음의 모습을 만들었을까? 그것은 당신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눈은 둘, 코는 하나로 만들어져 있듯이 이유도 없이 늙는다는 것도 어떤 하나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이런 모습을 선택했다고 한다면 수치스러워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레 주어진 늙음의 모습에 하등의 저항을 할 필요가 없다.
혈육 이외에 끝까지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돈이 다 떨어진 후에는 길에 쓰러져 죽을 각오를 가져라.
돈이 얼마 없는 노인들이 몇 살까지 살지도 모르면서 지금 있는 돈을 쓸 수 없다며 아무것에도 쓰지 않고 평생 검약만 하면서 살고 있는 예들이 실제로 많다. 노인들이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자식이나 사회로부터 버림 받았을 때 최후로 의지되는 것은 돈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나오지만, 그 정도로 비참한 경우를 당하게 되면 돈이 있더라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만일 돈을 다 써버린 후에도 목숨이 붙어 있고 그런데도 주변에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때야 말로 더 이상 이런 박정한 세상에 살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 간의 화해다.
덕망 있는 노인이 되어라. '덕(德)이란 젊었을때 몸에 배기가 쉽지 않으며, 나이 들어야 비로소 '덕'이 생긴다.
'덕'이 있다고 하면 무엇인가 얻을 것이 있는 노인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덕(德)'이 아니라 '득(得)이다. 가기만 하면 반드시 돈을 주는 노인이 되는 것도 인기를 유지하는 한 가지 수단인지 모르지만, 금전이 개입되면 인간관계는 반드시 한쪽으로 치우치게 마련이다.
노년을 특수하거나 고립된 상황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노년은 인간의 일생 중 연속된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으며, 이런 모습을 총괄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면 인생도, 노년도 파악 할 수 없다. 노년은 반드시 지나야 할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빛나는 청춘도 하나의 지나가는 생의 한 상태였듯이 늙음도 지나가는 한 삶의 상태인데 무엇 때문에 꺼리고 거부해야 하는가? 늙음을 싫다고 거부할 수 있는가?
오욕 투성일 지라도 꿋꿋이 살아가라. 아무리 준비를 한다고 해도 우리들은 머지않아 눈이 침침해지고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되며 모든 기능이 악화 된다. 막상 노년이 되면 단 한가지 밖에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그것은 오욕 투성일 지언정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늙음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는 과제다. 생과 사는 늙음의 어느 한 시기에 갑자기 그 농도가 짙어 진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은 개개인 단 한 사람의 몫이다.
저자는 타고르의 '기탄자리'에서 몇구절 인용하며 끝을 맺고자 했다.
"오오!생의 최후의 완성인 죽음이여, 나의 죽음이여, 여기 가까이 다가와서나에게 속삭여주오.
날마다 나는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다. 당신을 위해 나의 인생의 기쁨도 고통도 잘 견뎌왔다.
나의 모든 존재, 나의 모든 것, 나의 소망과 사랑의 전부는 늘 당신을 향해 조용히 흘러갔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단 한번의 눈짓을 보내면 나의 생명은 영원히 당신 것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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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감과 자괴감에 빠져들지 않고 타인과의 교류 속에서 멋진 노년을 보낼 수 있음을 알려주며, 이를 위해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
<중년 이후>의 작가 소노 아야코가 쓴 노년을 위한 책이다. 보다 가치 있는 삶과 행복한 노년을 위해 중년부터 어떤 마음가짐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 쓰고 있다.
1부에서는 연륜 대신 뻔뻔스러움이 두드러지게 되는 노인들의 습성을 진단한다. 2부에서는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상황 속에서 노인이 어른다움을 유지하며 자립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주고, 3부에서는 젊음과 마찬가지로 늙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죽음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도 실려 있다. 1972년 지은이의 나이 41세 때 첫 출간된 이후, 51세와 65세 때 수정.가필하여 재출간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필요로 했던 책.
소노 아야코 (會野綾子) - 1931년 도쿄 출생. 1954년 세이신聖心여자대학 영문과 졸업. 같은 해 발표한 <멀리서 온 손님들>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이 된다. <내 사랑의 묘표>, <극북의 빛>, <애가>, <꽃다발과 포옹>, <사라지지 않는 항적>, <나는 고양이예요>, <신의 더럽혀진 손>, <테니스코트>, <타로 이야기>, <무명비>, <화려한 손>, <생명이 있는 한>, <마음에 다가오는 바울의 말씀>, <새벽녘의 신문 냄새>, <최고로 웃을 수 있는 인생>, <아랍의 격언> 등 장편소설과 에세이집이 있다. 이 밖에 사랑의 붐을 일으키면서 독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누구를 위해 사랑하는가>는 일본에서 400만 부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로서 현재 기록을 갱신 중이다. 1979년 로마 교황으로부터 바티칸 유공십자훈장을 수상했고, 1993년 일본예술원상을 수상했다. 1995년 12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일본재단 회장을 역임했다. 제46회 NHK 방송문화상, 헬렌 켈러 플리처상 등을 수상했고,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단 이사, 해외 일본인 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를 역임했다.
| 나 자신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다소 나쁜 짓을 하게 되는 것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사죄하고 싶다. 이러한 마음의 자세 이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말을 좀더 부연하자면 '앞으로 치매에 걸리게 되어도 내 자신이 그렇게 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니 아무쪼록 부디 용서해주십시오'라는 말 이외에응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인간은 최후까지 불완전한 것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자신이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두려워서 가까이 가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 없는 그대로 생애를 마치는 것이 정말로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나는 그러한 보통 사람들의 자유를 만끽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 하고 싶다. - 소노 아야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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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자기 구제의 시도
두 번째 서문 : 만년(晩年)의 길목에서
세 번째 서문 :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1. 엄중한 자기 구제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남의 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일단 포기할 것
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가족끼리라면 무슨 말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생애는 극적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한가하게 남의 생활에 참견하지 말 것
다른 사람의 생활 방법을 왈가왈부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할 것
푸념을 해서 좋은 점은 단 한 가지도 없다
명랑할 것
'삐딱한 생각'은 용렬한 행위, 의식적으로 고칠 것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려고 노력할 것
젊었을 때보다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질 것
젊음을 시기하지 않을 것, 젊은 사람을 대접할 것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냉혹할 것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할 것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줄 수 없다
자식이 걱정을 끼친다면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
공격적이지 말 것
태도가 나쁘다고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의시가 냉정하게 대해도 화내지 않는다
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정년을 일단락으로 하고, 그 후는 새로운 출발로 생각할 것
보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최고 연장자가 되어도 자신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돈을 아끼지 말 것
2. 생의 한가운데에서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손자들이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손자를 돌보아줄 것, 그러나 공치사는 하지 않을 것
묘지 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을 것
자식에게 기대는 것은 이기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부모다
자신이 지켜야 할 범위를 분명히 해둘 것
교제 범위나 매너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지 말 것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면 직업적으로 해줄 사람을 선택할 것
'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천박한 생각
노인들은 어떠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타인에게 어떤 일을 시킬 경우는 참견하지 않을 것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인사치레는 포기한다
스스로 돌볼 수 없는 동물은 기르지 않는다
애완 동물의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은 노화의 징조
고정 관념을 버릴 것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힐 것
자신을 위로해준 말을 타인의 비난용으로 쓰지 않을 것
칭찬하는말조차도 주의할 것
조직에서 상급자가 되려면 자제심을 갖춘다
평균 수명을 넘어서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세상이나 주위 사람에게 빤히 들여다보이는 구애는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이혼하면 편안하기는 하나 몹시 외롭다
노인이라는 사실을 실패의 변명 거리로 삼지 않을 것
건망증이나 다리나 허리의 불편함을 일일이 변명하지 않을 것
가능하다면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읽는다
건강 기구 약 등을 타인에게 무턱대고 권하지 말 것
배설 문제에 너무 신경질적이 되지 말 것
갑작스러운 성격이나 감정의 변화는 몸에 이상이 생긴 것
러시아워의 혼잡한 시간대에는 이동하지 말 것
짐을 들고 다니지 말 것
식사 방법에 주의와 배려를
시력, 청력 등이 저하되면 일각이라도 빨리 손을 쓸 것
입 냄새, 몸 냄새에 신경을 쓸 것
자주 씻을 것
화장실 사용 시 문을 꼭 닫고 잠글 것
일생 동안 몸가짐과 차림새를 단정히 할 것
자신의 용모가 허술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만큼, 남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신변 소품은 늘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것
자주 버릴 것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물건을 줄여나갈 것
무엇이든 탐내지 않는다
무언가 말을 남기고 떠나야지 하는 생각을 버린다
화초 가꾸는 일만 하면 빨리 늙는다
뭔가 이루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유감이었다는 말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친구가 먼저 죽더라도 태연할 것
자신의 체력, 기력이 있는 노인이더라도 뽐내지 않을 것
노인들끼리 함께 행동할 때는 매우 조심스럽게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한다
허둥대거나 서두르지 않고 뛰지 않는다
외출해서는 항상 긴장을 한다
잘 걸을 수 있도록 다리를 늘 튼튼히 할 것
매일 적당한 운동을 일과로 할 것
전화, 우편 업무 등은 스스로 해결하도록 할 것
젊은이들에게 방해가 되는 장소에는
비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여행을 많이 할수록 좋다 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사나 대청소 때 노인은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좋다
관혼상제, 병문안 등의 외출은 일정 시기부터 결례할 것
저녁에는 일찌감치 불을 켤 것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질 것
아침 일찍 눈이 떠지는 것을 한탄하지 않을 것
자신의 동네에 애정을 가질 것
3. 죽음을 편안하고 친숙하게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늘 심리적 결재를 해둔다
늙음과 죽음을 일상 생활에서 가끔 생각할 것
장수를 견뎌낼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최후는 자연에 맡기는 것도 좋다
노인의 세가지 적 ㅡ 유동식, 점적, 휠체어ㅡ 을 거부하는 것에는 본인의 의지도 필요하다
유언장 등은 편안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둔다
병이 정말로 낫지 않는 경우는 오직 한 번 있을 뿐이다
어떠한 냉혹한 대우를 받게 되더라도 죽기 전에 보복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살이란 더할 나위 없는 비례(非禮)이다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혈육 이외에 끝까지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날마다 보살펴주는 타인에게 감사할 것
인간적인 죽음의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줄 일이다
죽는 날까지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행복
돈이 다 떨어지면 최후에는 기렝 쓰러져 죽을 각오로
돈도 의지할 사람도 없게 되면 주위 사람에게 신세질 일이다
행복한 일생도, 불행한 일생도 일장춘몽
죽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행복으로 생각할 일
종교에 대해 마음과 시간을 할애할 것
한편생 부단히 노력한다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 간의 화해
덕망 있는 노인이 될 것
노년의 고통이란 인간의 최후 완성을 위한 선물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는다
최후까지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노년을 특수하거나 고립된 상황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장기 기증 등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남기는 방법도 고려한다
자신의 죽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노력한다
- 호기 : 오욕(汚辱)투성이일지라도 꿋꿋이 살아가라
- 두 번째 후기
- 세 번째 후기
- 옮긴이의 글
<추천의 글-최성애 원장>
우리 부부는 나의 친정 아버지와 함께 산다. 88세이고 지금은 파킨슨씨 병과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책을 읽지 못하시지만 바로 몇 해 전까지 늘 책을 가까이 하시던 습관은 내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큰 유산 중의 하나이다.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면 책상 위에 작은 일본 책이 있었는데 60대부터 여덟 번 가량 반복해 읽으셨다는 책이라 하셔서 내용이 궁금했다. 나이 들어 가면서 스스로 자녀와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허용, 납득, 단념, 회귀”로써 자신을 잘 정리하고 깨끗하게 삶을 마감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간단명료한 수상집이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하도 여러 번 읽으셨다길래 일본어로 된 내용이 궁금하여 묻다가 들은 내용을 아예 잊지 않도록 아버지가 읽고 해독해 주시는 대로 받아 적어 보자 하였다. 물론 번역권이나 출판권 없이 그냥 우리 부녀가 함께 한 소중한 시간의 기록으로 나 혼자 읽으려고 했던 아마추어 작업이다. 거의 반 년 동안 우리 부녀는 아침마다 햇살 좋은 창가에 앉아 아버지는 일본어 책을 한국말로 해석해 주시고 나는 그것을 부지런히 컴퓨터에 받아쓰는 작업을 하였다. 책의 내용을 다 알게 되었을 즈음 한국어 번역본이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타인의 번역본보다 우리 아버지가 소노 아야꼬 여사의 책을 독해해 주실 때 간간이 들려주었던 일본의 역사, 문학, 문화 등에 대한 주해까지 곁들이면서 받아 적었던 <계로록>이 퍽 소중하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