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모름지기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걸어가는 나의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 서산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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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달밤에 거문고를 안고 오는 벗이나

단소를 손에 쥐고 오는 벗이 있다면

구태여 줄을 골라 곡조를 아니 들어도 좋다.

 

맑은 새벽에 외로이 앉아 향을 사르고

산창으로 스며드는 솔바람을 듣느 사람이라면

구태여 불경을 아니 외어도 좋다.

 

봄 다 가는 날 떨어지는 꽃을 조문하고

귀촉도 울음을 귀에 담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니라도 좋다.

 

아침 일찍 세수한 물로 화분을 적시며

난초 잎에 손질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라도 좋다.

 

구름을 찾아 가다가 바랑을 베개하고

바위에서 한가히 잠든 스님을 보거든

아예 도(道)라는 속된 말을 묻지 않아도 좋다.

 

야점사양(野店斜陽)에 길 가다 술을 사는 손님을 만나거든

어디로 가는 나그네인가 다정히 인사하고

아예 가고 오는 세상 시름일랑 묻지 않아도 좋다.

 

----- 해안스님(1901∼1974)의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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口是禍之門   입은 재앙을 들이는 문이요.

 

舌是斬身刀   혀는 제몸 베어내는 칼이라.

 

閉口深藏舌   입 닫고 혀 깊이 묻어두면

 

安身處處牢   가는 곳마다 감옥이 있어도 몸 편하리라.

 

- 풍도(馮道)- * 馮 : 성씨 풍(중국 성씨)

지은이 풍도(馮道, 882-954)는 오대십국 시대에 후량(907-923) 후당(923-936)

후진(936-946) 후한(946-950) 후주(951-960)의 오대 중 후량, 후진, 후한, 후주의

네 왕조에서 재상에 오르고, 거란족까지 섬긴 처세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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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字 解】 物(견줄 물) 議(의논할 의)

 

【 뜻 】 의론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뭇 사람들의 평판이나 비난을 이르는 말.
              즉,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논란하는 상태.
               ☞ 흔히 '물의를 일으키다'로 쓰이는데 '말썽을 일으키다'라는 뜻이 된다.

 

【유사어】世論. 物論 [세간의 평판. 중인의 평론]

 

【出 典】 南史 謝幾卿傳, 梁書 謝幾卿傳

【 고 사】

 

사기경(謝幾卿)은 남조(南朝)때 제(齊)나라와 양(梁)나라에서 벼슬을 한 사람이다.

그는 도연명(陶淵明)과 더불어 산수문학(山水文學)의 쌍벽(雙璧)으로 일컬어지는

사영운(謝靈運)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어릴 때 신동(神童)으로 소문난 사기경은 여덟살 때 물에 빠져 위태롭게 된 아버지를

구해내는 등 남다른 재주를 보여주곤 했다.

 

커서는 대범한 성품이 되어 조정의 규정 따위에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은 자유인이었고

술을 좋아하여 주변에 친구가 많았다.

 

그가 산 시대는 왕조(王朝)의 부침(浮沈)이 극심하던 때였다.

그가 정치에 흥미를 잃고 술과 친구를 가까이 한 것도 그런 시대적 배경 때문이었을 법하다.

한번은 잔칫집에 갔다가 모처럼 취하지 않은 채 돌아오는 길이었다.

마침 술집 하나가 눈에 띄자 수레를 술집 앞에 세워놓고 일행 3명과 술판을 벌었다.

술 마시는 품이 얼마나 요란했던지 구경꾼이 담을 치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마구 마셔댔다.

 

 

그러나 이런 무분별하고 방탕한 행동은 양무제(梁武帝)의 미움을 사게 되어

결국은 관직에서 파면되었다.

무제는 그를 지방 토벌군에 보냈다가 싸움에 패한 것을 구실로 그를 내친 것이다.

파직 후에도 그와 교제하기를 좋아하는 조관들의 출입으로 그의 집은 항상

붐볐다고 한다.

 

 

마침 친구인 좌승(左丞) 유중용(庾仲容)도 파직되어 돌아왔는데 둘은 어울려

자유분방한 생활을 마음껏 즐겼다.

그들은 덮개가 없는 수레를 타고 들판을 누비다가 취하면 방울을 흔들며

조가(弔歌)를 부르기도 했다.

 

그들은 '세상의 평판(物議·물의)'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양서(梁書)는

적고 있다.

 

 

居宅在白楊石井, 朝中交好者載酒從之, 賓客滿坐. 時左丞庾仲容亦免歸, 二人意志相得,

並肆情誕縱, 或乘露車歷遊郊野, 旣醉則執鐸挽歌, 不屑物議. <梁書 謝幾卿傳>

 

居白楊石井宅, 朝中交好者載酒從之, 客恒滿坐. 時左丞庾仲容亦免歸, 二人意相得,

並肆情誕縱, 或乘露車歷游郊野, 醉則執鐸挽歌, 不屑物議. <南史 謝幾卿傳>

 

* 屑(설) ; 마음을 쓰다. 마음에 두다.

 

 

物議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며, 특히 오늘날 物議는 남의 주목을 받아

입에 오르내리는 대상이 되는 것, 즉 말썽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의미가 변하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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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張問仁於孔子                      자장이 공자에게 인을 물었다.

    孔子曰 能行五者於天下, 爲仁矣   공자께서 다섯 가지를 천하에서 행할 수 있다면 어질다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請問之                                (자장이) 청하여 물으니

    曰, 恭 寬 信 敏 惠                  공자께서 '공손함, 너그러움, 믿음, 敏捷함, 恩惠로움이다'라고 하셨다. 

        恭則不侮,                                 공손하면 모욕을 당하지 않고,

        寬則得衆,                                 너그러우면 사람을 얻게 되고,

        信則人任焉,                              믿음이 있으면 남이 일을 맡기게 되고,

        敏則有功,                                 敏捷하면 일을 이루어 낼 수 있고,

        惠則足以使人.                                恩惠로우면 충분히(足히) 사람을 부릴 수 있다.

 

行是五者, 則心存而理得矣            이 다섯 가지를 행하면 마음이 保存되고 理致를 얻게 된다.

   於天下, 言無適而不然,               '천하에' 란 말은 어느 곳을 가도 그렇게 되지 않음이 없다는 것을 말씀한 것이니,

   猶所謂雖之夷狄 不可棄者            비록 오랑캐의 나라에 가더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씀과 같다.

   五者之目, 蓋因子張所不足而言耳    다섯 가지 조목은 장자의 不足한 점으로 인하여 말씀하신 것이다.

   任, 倚仗也, 又言其效如此.             임은 의지하고 믿는 것이다. 또 效驗이 이와 같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 張敬夫曰 能行此五者於天下          장경부가 말하기를 능히 이 다섯 가지를 천하에 행할 수 있다면,

   則其心公平而周遍 可知矣,           그 마음이 公平하여 두루 미침을 알 수 있다.

   然이나 恭其本與                      그러나 恭遜함이 그 根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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