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초 짧은 휴가를 얻어

직장 동료들과 함께 목포로 갈치 낚시를 갔더랬습니다.

 

대전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차를 몰고 목포로 출발,

6시 반쯤에 목포 대불공단 인근 기사식당에서

대충 아침을 챙겨 먹고 다시 목적지로 갔지요...

 

이미 11월이라 때가 많이 늦은 줄은 알지만...

그래도 갈치가 잡히기만 한다면...

4지(손가락 4개 폭의 너비)급은 될거라..

기대하면서...

 

사실은 목포에서도 한참을 더 가서

해남군 영호리 별암선착장이라는 곳에서 배를 타고

약 1키로 정도 나가야 됩니다.

 

그렇다고 해남 갈치낚시.. 라기는 뭣하지 않습니까?

 

하여간 거기 도착해서는 선주로부터

간단한 낚시 요령을 교육받고 서둘러 채비를 내렸습니다.

 

<저 멀리 영암군 삼호리에 있는 현대중공업 공장이 보입니다.>

 

그런데 낚시에 있어서 현실은 언제나 꿈을 배반하는 것...

한참을 낚시해도 간밤에 꾸었던 4지급 갈치는 커녕

2지급도 구경할 수가 없네요...ㅠ.ㅠ

 

그나마 갈치낚시에 가끔 붕장어(아나고)가 잡혀 올라 옵니다.

 

<간간히 올라오는 붕장어... 그것도 반갑습니다.> 

 

거기서 갈치가 안낚이고 붕장어만 올라오니 

선주가 미안해 하면서 배를 영암방조제 밑으로 옮겨 주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는 붕장어 손맛조차도 볼 수 없습디다...

 

<배의 일행들... 다 해봤자 3명..> 

 

그래서 우리는 차라리 붕장어 터로 도로 옮겨달라고 해서

다시 처음의 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폼은 그럴싸하게 잡았는데... ㅎ>

 

거기서 낚은 붕장어로 회를 떠서 주안상 차리고...

선주에게 연락해서 점심을 갖고 오라고 했습니다.

 

<붕장어가 얼마나 잡힐지 몰라 소주 한잔에 안주는 두 점 이하로 제한..> 

 

금준미주(金樽美酒, 이몽룡은 千人血이라 했는데..)를 앞에 두고

넓은 바다 한가운데 떠 있으니 마음은 절로 호걸을 닮고...

 

<갈치낚시 와서 갈치와 연관되는 것은 저 갈치조림 밖에...> 

 

갈치낚시 와서 갈치조림을 반찬으로 식사하니..

그 때까지도 그 날의 낚시가 참담하게 끝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생각할 필요가 없었습니다...ㅎㅎ

 

<목포 앞바다에서 맞는 밤풍경...>

 

드디어 밤이 찾아 왔습니다.

 

본래 갈치낚시는 밤에 주로 하지 않습니까.. 그죠?

 

그래서 저녁을 든든히 먹고...

특히, 술은 더 든든히 마시고... ㅎㅎ

야간전투 태세에 들어 갔습니다.

 

<저녁식사에는 전어회까지 나와서 전투의지를 더욱 고취시켜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갈치를 기대하기는 점점 더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야 이미 예상하고 간 거지만...

그 보다 체내 알콜 농도 과다 분포에 따른 부작용으로

낮에는 그렇게 똘망똘망하던 눈이 새벽 두시가 되자

눈꺼풀의 무게가 천근 만근으로 늘어나더니...

 

갈치를 잡고야 말겠다는 장한 마음은...

드러눕고 싶은 몸을 이기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선실로 직행...

 

거기서는 갈치가 많이 낚입디다. 꿈 속에서... ㅎ

 

그리하여 갈치낚시는 끄~읕!!

 

대신에 술은 오랜만에 많이 마셨네요..

 

<밤새 마신 소주... 직원 한명은 운전한다고 두잔 밖에 안마시고, 남은 둘이서... ㅎㅎ>

 

저 술을 다 마시고 멀쩡했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저 술 마시고 잠 잔 우리는 분명 정상인 맞죠?

  * 저기 나머지 한병은 철수하는 길에 아침 먹으며 홀랑..

     집 근처 와서 점심 겸해서 해장국 한 그릇 먹다 다시 소주 두병..

     그 날은 소주가 우리한테 혼 났습니다... ㅎ

 

이윽고 술도 마실만큼 마시고, 날도 샜으니 철수 결정..

 

철수하기로 마음먹으니 낚시는 관심이 없고

배의 여기저기를 둘러 보게 됩디다.

 

밤새 켜둔 조명등을 끄고 이곳저곳 스위치를 만졌더니

부르릉~~ 하면서 시동이 걸리더니 배가 앞으로 전진..

 

기겁해서 레버를 중립으로 놨더니 배는 더이상 앞으로 안나가는데

시동이 꺼지지를 않는 겁니다.

  * 하마터면 그 배를 몰고 북한으로 갈 뻔 했습니다. ㅎㅎ

 

한참 뒤 선주가 와서 스위치를 어떻게 하니 금방 시동이 꺼지더군요.

 

미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고............

"시동은 어떻게 하면 꺼지나요?" 하고 능청을 떨었습니다.

 

선주는 내색은 않는데 속으로 "저 X새끼.." 했을 겁니다.

 

<쓰다 남은 미끼인 빙어를 던져 주었더니 갈매기들이 좋아라 하고 있네요...>

 

장비를 챙긴 뒤 작은 배로 옮겨 타고 육지로 나오니

왠지 모를 공허감이 밀려 오데요...

 

뭐하러 여기까지 찬 바람 맞아가며 갈치 잡는다고 왔을까...

 

그 돈으로 갈치 사먹었으면 몇 배를 먹을 수 있었을텐데...

  * 배삯 2일분 X3명... 하니 제법 돈이 되지요...

 

에라이~~ 썅!!(성질 날 때 이렇게 말하는 거 맞나요?)

다시는 갈치낚시 하나 봐라...

 

이런 마음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올해도 10월이 되면

다시 마음을 바꾸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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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물가에 나가 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하여

강화도가 가까운 김포의 고막저수지에 갔습니다.

 

결과는 꽝이었지만, 물가에서 한나절을 보냈다는 자체만으로

기분이 많이 업되었습니다.

 

 

관리형 저수지라 좌대가 있습니다. 

 

일단 32x3. 34x2, 36x2, 40x1... 도합 8대만 폈습니다.

 

낚싯대가 많다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1만원 받으면서

저한테는 2만원 내라는 걸 밤낚시 안할테니 깎아달라고

사정해서 1만원에 합의...

 

 

대를 편성해좋고 보니 찌가 정확하게 직각입니다.

역시 군바리 출신답게 직각을...

 

'군대'하면 직각아닙니까... ㅎㅎ

 

 

앗! 그런데 대형 정찰병이 보이네요...

 

彼我識別(피아식별)하느라 한참을 지켜 봤는데...

적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수시로 저수지 상공을 한바퀴 비행하면서

괴기들을 제가 있는 쪽으로 몰아주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꽝을 쳤으니 병신같다고 흉을 많이 봤겠네요.

 

 

점심때가 가까워지니 배가 많이 고파옵니다.

 

그래서 좌대 바닥에 붙어 있는 딱지를 보고 잡탕밥에

고량주 한병을 주문했습니다.

 

운전 때문에 술은 안시키려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거기까지 배달을 안해준다고 해서.....

 

술은 석잔만 마시자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결국 다 마셨습니다.

저녁때 쯤이면 다 깰거라고 자위하면서...

 

그리고, 밥에 든 새우들은 별도로 모았습니다.

하도 심심해서 배스라도 한번 꼬셔볼까.. 해서요.

 

 

요렇게요... ㅎ

 

 

허겁지겁 먹는데, 적군이 침투했습니다.

아하~~ 육군이군요...

 

 

남의 진지에 마음대로 돌아다닙니다.

 

 

앗! 그런데 이번엔 적기까지 출현...

 

한마리만 보이는 걸로 연출하려 했더니 갑자기 떼로 덤벼들길래

양파 단무지 접시를 든 왼손으로 휘이~ 내�는데

양파 한조각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 아까운 양파...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저 놈들 뒤에 분명 배후세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도... 적기!

아마 김정일이가 육군과 공군의 특수전병력을 내려 보낸 모양입니다.

 

 

반찬접시를 든 왼손과 젓가락을 잡은 오른손으로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결과 적기 1대를 격추시켜 수중창고에 가둬 놓았습니다.

 

 

그런데 아침을 안먹고 출조한 탓인지 잡탕밥 한그릇 다먹고도

양이 차지를 않습니다.

 

자꾸 옥수수에 눈길이 갑니다.

젓가락이 자꾸 옥수수로 향하는 걸 아직까지 조금 남아있는 

군인정신으로 버티며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혹자는 군인정신은 제정신이 아니라던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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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하던 차에 모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낚시 한번 안가겠느냐고...

 

어디로?

화성(경기도)의 대성지라고 있는데 토종만 키운답니다..

그래? 그러자..

 

不敢請이언정 固所願이라고... 넙죽 약속을 하고서는 그 날을 一刻이 如三秋로 기다렸습니다.

 

서울에서 낚시터까지 얼마나 걸리겠냐고 물어 보니 한시간이면 충분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선,

연휴이니만치 차가 좀 밀릴 거라는 생각에 한시간 반을 계산하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서서울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말자 차가 밀리기 시작하는데, 참말이지 항문에

쥐가 나는 줄 알았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 차라리 서해안고속주차장이지...>

 

하도 밀려서 비봉IC에서 빠져 나오기로 했던 계획을 급변경, 그 전에 빠져나와 국도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국도까지 차가 밀리는데,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국도도 주차장으로 변하기는 마찬가지.. >

 

어쨌거나 그리 그리하여 약속된 저수지에 도착했을 때는 한시간여 지체가 되었더군요.

  

정말 어렵게 저수지에 도착하여 둘러 보다가 저 멀리 저수지 한가운데서 채비를 넣고 있는 사람이 보여

후배일거라 짐작되어 핸폰으로 전화를 했더니 역시나...

얼마나 반갑던지........

 

얼른 차를 몰아 다가가서는 인사 나누고 짐을 내려 예약된 좌대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바람이 장난이 아니네요...

 

게다가 맞바람이라 채비나 던져 넣을 수 있을까가 걱정이 됩니다.

 

후배 말에 따르면 社長께서 밤이 되면 바람 방향이 바뀐다고 했다나 뭐래나...

 

일단 그 거짓말을 믿어 보기로 하고 채비를 던져 넣었습니다.

 

끊임없이 '오늘 낚시는 틀린 것 같다'는 懷疑를 품고.....

 

다행히도 수류탄 같은 봉돌에 몽땅연필 같은 찌를 갖춘 대물채비라 대충 앞으로 던져지기는 합디다.

 

후배에게 난 다대편성을 해야겠다고 했더니 다대 편성하려면 좌대를 타야 될 것 같다고 해서

좌대를 탔는데 좌대 바닥을 시멘트로 도배를 해버려 나사못을 박을 수 있는 곳이 여의치 않아 다대편성이

곤란하여 5대만으로 점빵을 꾸렸습니다.

(5대도 다대라면 할 말 없고...)

 

<3.2 X 2, 3.6 X 2, 4.0 X 1 / 나중에 3.2 두대 추가>

 

그렇지만 밤에 바람 방향이 바뀌기는 커녕 태풍이 불어 낚시는 완전히 물 건너 간 것 같네요.

 

 

그래서...

내 특기 알죠?

전만 피면 술마시는 것...

 

후배가 남을지도 모르겠다며 준비해 온 소주 댓병 하나와 작은병 하나를 둘이서 아껴가며 한잔 한잔 또 한잔...

 

그러다 보니 사실 술이 좀 모자랐습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콱콱 쌓일라는데 그나마 그 곳 사장이 끓여주는 김치찌개가 맛이 있었기에 스트레스가

많이 감해졌습니다.

 

김치찌개 남은 국물에 라면 넣어 끓인 잡탕국수는 더 맛이 있었고요...

 

술과 함께 낚시를 제의한 후배에게 별 영양가 없는 조언도 하면서 새벽을 기다렸습니다.

 

혹시나 바람이 자면서 낚시가 좀 될라나... 하고요..

 

<후배의 저 표정... 잘못하면 맞을까 봐 걱정이 되는지...>

 

그러나 그 놈의 바람은 끝내 잠자지 않고 새벽까지 끈질기게 불어 재끼더군요..

(결론 : 바람은 밤잠이 없다..)

 

하여간 그런 상황에서도 후배는 피라미에, 붕애들을 간간히 올리던데, 아예 대물채비를 내린 나는

괴기에 관심도 없었지만 입질을 하는지 마는지 보이지도 않더군요.

 

<이미 반쯤 눈이 풀어진 저 모습에서 조과는 이미 결정된 듯...>

 

 

에라 모르겠다..

춥기도 춥고, 바람도 계속 불어대니 새벽인들 무슨 기대가 있으랴.. 싶어 계속 자려는데,

후배가 고기가 걸렸다고 다급하게 불러서 나가 보니 글쎄.. 눈먼 괴기 한마리가 걸려 있었습니다.

 

낚싯대 3대의 줄을 모두 감아놓은 채...

 

 

바로 저 놈...

그렇지만 '떡'이라고 지레 판단하고서는 계측 등 불필요한 절차를 아예 생략하고 살림망에 넣었습니다.

 

바로 방생하지 않고 살림망에 넣은 이유는..

아침에 옆 좌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늠름하게 방생하면서 그들의 부러움이나 한번 사 볼까.. 하고요..

(그런데 아침에 방생하면서 주위를 둘러 봤는데 한 사람도 봐주는 사람이 없었음)

 

어쨌던 한마리가 걸렸으니 다른 놈들이 저 놈을 찾으러 오지 않을까.. 기대는 만땅 부풀어 잘라버린 낚시줄

다시 매고 부지런히 새우를 갈아 끼워 또 다른 눈 먼 괴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어디까지나 나만의 기대일 뿐.. 더이상 괴기가 잡혀줄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의 기억을 하나 둘씩 되새기며 천천히 낚싯대를 거두었습니다.

 

오랜만에 후배와 둘이서 즐겁게 낚시한 게 아니고... 술 마시며 잘 놀았다고 자평하면서 발걸음 무겁지 않게

철수했습니다. 

 

결론??

"꽝"이란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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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골프치고, 술 한 잔 하고...이틑날 일어나니...

머리는 띵~하지, 가슴은 답답하지. 괜시리 마음까지 울적해져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우발적으로 결심했다.

"가자! 붕어 만나러~~"

 

일단 대충 씻고, 출발부터 했다.

운전하면서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얼마전 모 낚시카페에 올라온 조행기중

가까운 소류지, 이름 모르는 청원군 현도면의 소류지로 Go~

 

1시간여 운전 끝에 도착하여 못둑 한켠에 차를 세우고 포인트를 살폈으나

쌀쌀한 바람이 부는 이 늦가을에 어딘들 기대할 만한 조과가 있으랴.. 싶어서

아무데나 앉기로 했다.

 

나라도 좀 따스한 곳에 앉자.. 싶어 포옥~ 들어가서 바람이 덜타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수심은 1.5m, 바람은 북북서풍이 1~5m/초로 간단없이 불어댄다.

 

 

 

물색은 좋은데 아무래도 차가운 바람과 낮은 수온이 문제다.

 

하지만 어떠랴.. 방구석에 쳐박혀 TV리모콘 손에 쥐고 이리저리 뒹굴며

궁상을 떠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않은가..

 

 

그동안 쓰던 떡밥대는 모두 남 주고, 거금을 들여 장만한 자수정 드림대로

3.2대부터 아래로 25대까지 도합 5대를 거치...

 

낮낚시에다 저수온(섭씨 7도 정도)인 만큼 굳이 새우를 달 이유도 없으니,

몽땅 지렁이로만 달아서 던져넣었다.

 

입질이 없다.

그래도 좋다.

오늘따라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만하면 오늘 출조의 의미와 본전은 다 찾았다.

 

 

앉아 있으려니...

햇볕이 나면 좀 덥고, 해가 구름속에 들어가니 춥다.

 

 

입질이 없어 그렇지만 응어리가 맺힌 것 같던 가슴이 풀어지면서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젊은 애들이 이야기하는 '직찍'으로 내 사진을 하나 박아 보았다.

 

그런데 이 사진이 낚시와 관련된 나의 대표 인물사진이 될 줄을 그 때는 몰랐다.

 

오늘 다시 생각해봐도 꽝쳤지만 유쾌한 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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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날 별다른 이유없이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다가

낚시 이야기가 나오니 낚시 생각을 참지 못하고 가장 가까운 동료 두명을 꼬셔서

예전에 한번 가본 적 있는 논산 상월면쪽의 구야소류지로 밤낚시를 떠났다.

 

별과 달이 잘보이는 쾌청한 날...

 

 

얼마전 4짜가 나왔다는 제방 오른쪽 모서리에 동료가 앉고...

 

 

대물이 붙을 것 같은 상류쪽에 나와 또 다른 동료가 앉았다.

 

위 동료 자리는 수심이 1m를 조금 넘고, 나와 상류쪽에 앉은 동료의 포인트는

수심이 60cm정도밖에 안되는 곳이다.

 

 

이 사람은 조용한 성격이지만 집중력이 매우 뛰어나다.

자리에 앉으면 눈 한번 붙이는 일 없이 꼬박 밤을 샌다.

 

이 날도 내가 낚시가자는 말에 두말없이 따라나섰다.

나를 좋아해서는 절대 아니고, 낚시를 좋아해서...

 

그리고, 그 날도 밤새 자리를 지키며 찌를 감시했다.

 

 

나도 나름대로 수초 무더기 옆에 대를 피고 준비는 할만큼 했다.

살림망에 뜰채까지...

 

저 뜰채와 살림망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생각은 해봤으나 정말로 사용하리라는

확신은 절대 없었다.

 

 

그리고... 가끔씩만 찌를 살폈다.

왜 가끔씩이냐고? 

 

왜냐하면...... 꽝조사이니까...

 

사실은 좌우에 앉은 두 동료들의 상황이 궁금해서,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며

동태(?)를 파악하느라...

 

그런데 새벽 1시쯤 되었을까??

우측 동료의 방향에서 사사삭~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동료가 숨을 헐떡이며

내자리로 찾아왔다.

 

이야긴즉슨...

자기 뒤에 뭔 기척이 느껴져서 뒤돌아 봤더니 멧돼지 한마리가 벼이랑 사이로

얼굴을 디밀고 빤히 쳐다보길래, 자기도 꼼짝 못하고 빤히 쳐다보고만 있는데

약 5초후 멧돼지가 몸을 돌려 후다닥 튀어 달아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뒤로 메때지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메때지도 한 철이라더니... 그래서 그런가?

 

하여간 그 동료는 많이 놀란 듯 자기 자리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한참을 내곁에서

서있기만 하다가 날이 희뿌옇게 샐 즈음에야 돌아가 채비부터 걷었다.

 

그 다음부터 이 친구에게는 두번 다시 낚시 가자는 소리를 안했다.

가자고 해도 안갈 게 뻔하니까..

 

 

그렇게 저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듯 아침을 맞았다.

초가을 저수지에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그 덕에 산 지 얼마 안되는 새낚싯대들이 이슬을 흠뻑 맞았다.

 

 

느긋한 아침의 여유를 만끽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제방 모서리의 동료가

대를 들고 있어서, 괴기를 잡았는지 궁금하여 물어봤더니 밤새 말뚝이어서

그냥 대를 한번 들어보고 있단다.

 

가끔씩 찌를 보는 나와 조과 차이가 없다니까 어쩐지 안심이 된다.

 

 

그렇게 아침을 맞고 있는 사이, 내 낚싯대에 붕애 한 마리가 걸렸다.

깔짝이는 피래미 입질을 보이더니 역시나...

 

그래도 그 시점에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래서 기념으로... 사진 한방!

 

 

붕애라도 붕어 종류의 손맛을 본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오늘도 유쾌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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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년 9월 29일 출조했던 반내지 전경입니다.

저수지 물을 빼고 있어 조황이 별로일 거라 예상은 했지요...

 


다들 전을 폈습니다.

 


건너편에서 본 모습...

진용은 그럴듯 합니다.

 


최oo 선수...

저 깔깔이, 어디서 뺏아 입은 거 같은데...

 



홍oo 선수.......

낚시대를 다 뽑지 않고도 낚시를 할 줄 아는...

 

그래서 아들로 부터 우려 섞인 격려 전화를 받아 가며

낚시하는 용사중의 용사...

 


고기는 안잡히고........

답답한 마음에 담배만 줄창 피워댔지요.....

(철수하면서 깨끗하게 수거했음)

 


낚시 가서 언제나 있는 일...

먹고 마시는 일 말입니다.

먹는 만큼 남는 거니까...

 


먹고 마시면서 담소는 빠질 수 없는 일.

 


홍oo 선수가 조금 심각한 것 같습니다.



내가 먹고 있는 저 먹거리가 새참인지, 안주인지...

 


oo장과 oo장이 업무가 아닌 일을 숙의하고 있는 모습...

 


온통 먹는 사진이 주를 이루네요...

 


대비...

무슨 대비인지 알겠죠?

색상대비?

 


많이도 먹어댄 흔적이 역력합니다.

 



반내지를 소개한 최oo,

부친이 과수원을 하는 덕에 배를 많이 깎아 본 솜씨........

 

껍질을 두껍게 깎으면 부친한테 뒷통수를 맞았다지요...



죽은 척 하는 잉어,

그렇지만 잉어와 붕애는 끝까지 죽지 않았습니다.



아홉 사람이 올린 조과........

 

저 가운데 잉어 두마리와 붕애 한마리는 우리 세심원으로 자리 이동,

앞으로 먹이 걱정 않고 풍족하게 살 수 있겠죠?

 

이번 출조에서 그다지 조과를 올리지 못해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다음번 출조때는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어

마냥 서운하지만은 않습니다.

 

본래 낚시란 게 다 그렇고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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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들한테 시조회라면... 정말로 마음이 들뜨는 행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시조회라고 해서 고기가 낚인다는 보장도 없는 법,

다음 낚시를 위해 저수지의 수온이 얼마나 되는지, 겨우내 집안 구석진 곳에 쳐박혀 있던

낚시 장비가 상한데나 없는 지 점검도 하고.......

그도 저도 아니면 마음 맞는 동료들과 오랜만에 교외로 나가 바람이나 쐬는 것만으로도
출조의 목적은 어느정도 달성했다고 봅니다.

 

저도 지난 주말 우리 동료들과 시조회를 가졌습니다.

출발하기전 집결지에서 각자의 장비를 내려 놓고 눈어림으로 서로의 장비를 비교도 하면서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은 채 오늘의 조황 전망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로부터 장소를 추천받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차가운 날씨로 미루어

애시당초 낚시는 틀린 것, 손맛 보기로 한 것은 뒷전으로 미루고, 술이나 마시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미리 준비해 온 술이 만만치 않은데 모씨는 낚시가방에 양주를 큰 걸로 두병이나 갖고

왔습니다.

 


마시다가 지치면 잠시 눈을 붙이고..........

 



어느 모임이든 그렇지만, 다들 흐트러진 가운데 중심을 잡고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그러나 막판에 빈손이기는 저나 그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윽고, 어김없이 찾아온 저녁무렵.........

조과도 없이 하루를 보냈지만 마음이 즐거웠다는 그 하나를 소득으로 삼고 다음번에는 뭔가

큰 것을 잡을 것 같은 예감을 간직한 채 다시 신명이 불어닥칠 그 날을 기약하면서
아침에 펼쳤던 전을 걷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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