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들한테 시조회라면... 정말로 마음이 들뜨는 행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시조회라고 해서 고기가 낚인다는 보장도 없는 법,
다음 낚시를 위해 저수지의 수온이 얼마나 되는지, 겨우내 집안 구석진 곳에 쳐박혀 있던
낚시 장비가 상한데나 없는 지 점검도 하고.......
그도 저도 아니면 마음 맞는 동료들과 오랜만에 교외로 나가 바람이나 쐬는 것만으로도
출조의 목적은 어느정도 달성했다고 봅니다.
저도 지난 주말 우리 동료들과 시조회를 가졌습니다.
출발하기전 집결지에서 각자의 장비를 내려 놓고 눈어림으로 서로의 장비를 비교도 하면서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은 채 오늘의 조황 전망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로부터 장소를 추천받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차가운 날씨로 미루어
애시당초 낚시는 틀린 것, 손맛 보기로 한 것은 뒷전으로 미루고, 술이나 마시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미리 준비해 온 술이 만만치 않은데 모씨는 낚시가방에 양주를 큰 걸로 두병이나 갖고
왔습니다.
마시다가 지치면 잠시 눈을 붙이고..........
어느 모임이든 그렇지만, 다들 흐트러진 가운데 중심을 잡고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그러나 막판에 빈손이기는 저나 그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윽고, 어김없이 찾아온 저녁무렵.........
조과도 없이 하루를 보냈지만 마음이 즐거웠다는 그 하나를 소득으로 삼고 다음번에는 뭔가
큰 것을 잡을 것 같은 예감을 간직한 채 다시 신명이 불어닥칠 그 날을 기약하면서
아침에 펼쳤던 전을 걷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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