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재끼느라 워낙 바빠서(?) 한동안 낚시도 못가다 보니, 몸이 찌부둥~한 것이 금단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

기상청 위성사진을 검색하니 내일은 날씨가 좀 안좋을 것 같아서, 오늘도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내일보다는 나을 것 같아 출조를 감행한다.

 

목표는 이른 봄철에 씨알은 잘지만 잔손맛을 충분히 안겨주는 곳, 상월면 학당지...

부푼 마음을 안고 달려서 도착해서 보니, 저수지 변두리에 좌~악 깔려 있던 수초들은 어디 가고 맹탕이 된겨?

거기다 물색은 퍼마시고 싶을(?) 정도로 기분 나쁘게 맑다.

 

우쒸~ 안되겠다. 병사리지로 목적지 급변...

시골길을 달리는데, 소곡지를 지나면서 보니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는게 보인다.

급히 U턴해서 제방으로 차를 몰며 육안탐색을 해보니 의외로 제방쪽에 육초대가 남아 있고, 물색 또한 좋다.

게다가 수초대 근처에서 6~7치 정도 되는 붕어가 솟아올랐다 다시 들어가는 모습을 목도한 탓에 더 이상

다른 저수지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병사리지 취소... 소곡지 당첨!!

 

 

위 사진 제방부분의 가운데에서 약간 오른쪽 거뭇거뭇한 저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방치고는 급경사지만 네발이 따로 노는 의자 덕분에 큰 애로 없이 앉을 수 있었다.

 

받침틀 반쪽을 설치하고 4대를 폈다.

21x1, 25x2, 32x1...32대는 쌍봉, 나머지는 외봉... 수심은 1.5미터선...

수초에 바짝 붙여서 수심체크하느라 몇번 캐스팅(?)하는데, 육초가 걸려 올라온다.

한번은 목줄을 터뜨렸다.

 

 

대를 다 펴고 전부 지렁이를 달아 던져넣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찌들이 꼼지락거린다.

이거 참, 희한하네... 물색이 좋기는 해도 아직 봄이라기에는 이른데...

그리고 솟아오르는 찌를 보고 몇번을 헛챔질을 했는지... 아마 참붕어 놈들이겠지.

 

채비를 다 던져넣고 발밑을 보니 벌써 2센티 미만의 치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산란기가 지나기 전에 출조한다고 했는데, 혹시 벌써 산란기가 지난 건 아녀?

갸우뚱하면서 가끔 끌고 들어가는 걸 챘더니 배스 새끼가 걸려 나온다...ㅠ.ㅠ

흐음~ 오늘 낚시 만만챦겠는 걸... 싶다.

 

그래서 어분을 조금만 개서 오른쪽에서 두번째 25대에 달아 던져두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다.

그런데, 잊고 있던 그 25대 찌가 살짝 솟는가 싶더니 바로 옆으로 짼다. 급히 챔질, 어쭈구리.. 묵직하다.

약간의 씨름 끝에 끌어냈다. 하아~ 떠~억 하니 9치자리 "떡" 한 수...

바늘 빼느라 오른 손으로 좀 세게 잡아서 그런지 알이 줄줄 흐르려 한다.

바늘 빼고 사진 한장 찍은 뒤 바로 방생했다.

 

옆에서 부러움을 감추지 않고 한참을 쳐다보다 "축하해요"라며 인사를 건네길래 '감사합니다'하고 공손히 답례했다.

좀 있으니 가까이 다가와서 '미끼를 어떻게 쓰느냐' 등등 질문을 한다.

"신장떡밥을 섞어서 쓰려다 귀챦아서 어분만 개서 썼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랬다가 혹시 성의없이 답한달까봐 "미끼를 잘썼다기보다 어쩌다 걸려준 것"이라고 겸손을 보탰다.

'떡'이라도 주변의 부러움을 샀으니 오늘의 장원인겨... 장원이 그정도 겸손이야 보통이지... ㅎㅎ

 

 

점심때가 돼서 낚시 출발할 때 편의점에 들러 산 삼각김밥 3조각과, 두유 1, 연양갱 2, 쵸코파이 1개를 먹고나니 배도 빵빵,

의욕도 빵빵... 그런데 입질이 너무 없다.

 

직사광선에 노출된 등짝은 뜨거운데, 바람을 맞는 맨얼굴은 차다.

그만큼 바람 때문에 수온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오후 4시, 일찌감치 철수했지만 '바람이 차가운 요즘 손맛 본 게 어디야..' 싶은 생각에 돌아오는 길은 마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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