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2일차)
북경에서 제법 이름 있다는 호텔이지만 좀 낡아서 우리네 무궁화 세개 등급
정도 밖에 안되는 곳에서 자고, 그 날의 일정을 소화시키기 위해 꼭두새벽에
일어나 창문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도시 전체가 조금 어두운 인상을 주었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시내 어느 곳이나 도로변에 위치해 있는데,
밤에도 불 켜진 집이 많지 않더군요.
이에 대해 가이드한테 물어봤더니, 중국 사람들 특성상 땡보 기질이 있어서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보이는 걸 싫어하여 아파트마다 커튼을 서너겹 달고
밤이면 완전히 가리기 때문에 어둡게 보인다고 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중국은 모든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고 있으면서,
건물에 대한 개인의 소유는 인정하는 독특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서
각종 건물 배치를 근간으로 하는 도시계획을 비롯 도로 및 공단 건설 등
국토개발에 아주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현재 곳곳에서 개발이 진행중에 있는데,
새로 짓는 건물의 규모는 대국답게 덩치가 모두 크고, 반듯하게
각이 잡혀 있습디다.
그리고, 계층별*지역별 편차가 심해서 부자는 심천이나 상해의 중심부와
북경의 자금성 근처에 몰려 살면서 벤츠나 토요타, 아우디 등 고급 외제차를
굴리고 있는 반면 서민층은 자전거를 자가용으로 이용하고, 도시 변두리
또는 시골에서 하류 인생을 살고 있답니다.
어쨌건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북경 근교로 관광을 나섰습니다.
근교라고는 하지만 도심에서 약 200Km 떨어진,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먼저 용경협(龍慶峽)을 갔습니다.
용경협은 작은 계림이라 불리는 곳으로 중국의 실력자 등소평이 자주 찾았으며,
강택민도 이곳에 휴양시설을 지어 활용했다고 합니다.
본래 이곳은 물이 많지 않았는데, 폭은 좁지만 높이는 약 100여m되는 댐을 막아
인공으로 호수를 조성했습니다.
호수 주변의 기암절벽은 계림(석회암층)과는 달리 퇴적암층인데 절벽의 높이가
물에 잠긴 100여m를 빼고도 150여m전후가 되었습니다.
용경협 입구까지 올라가는데 이용한 소형차가 바로 우리나라 대우가 생산한
다마스 승합차로 현지에서는 빵처럼 생겼다고 해서‘빵차’라고 불렸습니다.
그런데 낡은 빵차의 운전기사가 험한 길을 아주 난폭하게 운전해서 동행한
여성들의 오줌보 강도를 테스트하는 것 같더군요.
용경협 입구에서부터는 용처럼 생긴 지붕아래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댐 윗쪽까지 올라갑니다.
거기서부터는 유람선을 타고 왕복하며 주변 경치를 구경하도록 되어 있고요.
2일차 이야기를 여기서 일단 쉬고, 다음에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