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27(화)
이 날도 빠듯한 일정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 강행군을 했습니다.
장가계 이야기를 하기전에, 중국에 관해 이야기를 덧붙이고 넘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은 영어로 China로 표기하고 ‘차이나’로 읽지요.
정말이지 지역에 따라, 민족에 따라 인심도, 정서도, 물가도 ‘차이 나는’
동네입니다.
심지어 같은 상표의 물건이라도 장소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납니다.
각설하고, 이 날 관광하기로 되어 있는 장가계(張家界)는 호남성(湖南省)의
서북부에 위치한 중소도시로, 93년 대룡시(맞나?)에서 장가계시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면적은 5,500여 평방Km로 충청북도의 2/3정도되고 인구는 157만으로
충북과 비슷하며, 중국에서 하류에 속하는 토가족(土家族)이 인구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 토가족의 특이한 풍습 몇가지를 보면,
이곳 미혼 남녀들은 매년 6월 21일 그룹미팅을 갖고, 먼저 여자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남자의 발등을 밟아 의사를 표시하여 결혼한다고 하며,
만약 남자가 여자가 마음에 안들면 여자의 뺨을 때려 의사를 표시하는데
이 경우 여자는 앞으로 3년간 그 미팅에 참석할 수 없으며, 남자는
1 내지 3년간 그 여자의 집에서 무보수 노동으로 사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3년 정도 같이 살다보면 정이 들어 결혼까지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리고, 이곳 여자들은 시집가기 전에 한참을 우는데, 울음(헛울음이지만)의
의미는 부모에 대한 감사의 의미와 남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 요구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하며, 많이 우는 여자일수록 몸값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아주 특이한 것은 이곳에도 호주제도가 있는데, 호주는 우리처럼 당연히 남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신혼 첫날밤 신랑 신부가 신방에 빨리 들어가 베개를 먼저
잡는 쪽이 호주가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권(女權)이 중국의 다른 곳보다 한층 강해서 남자의 모든 수입은
철저히 여자가 관리하며 빨래나 식사준비도 남자 전담이라네요.
여자는 뭐 하냐구요?
여자는 집에서 마작이나 하면서 소일한답니다.
여자분들, 얼른 거기 가서 잘생긴 총각 발등 한번 밟아 보소.
팔자가 쫙 피일테니.(내 발등은 밟지 말고.....)
하여간 우리 일행은 일찌감치 장가계의 첫 관광코스로 보봉호를 갔습니다.
보봉호(寶峰湖)는 전날 갔던 용경협과 비슷한 경치이나, 규모도 작고 하여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장가계 일대는 우리한테도 잘 알려진 중국의 TV프로 ‘서유기’를 촬영한
<왼쪽 사진은 서유기 촬영중 실수로 절벽밑의 배를 태워먹어 그을린 곳임>
보봉호에 가면 호수 좌우측 구석에 미혼 남녀가 탄 배가 있어 관광객이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면 토가족의 민속요(民俗謠)를 들려 줍니다.
보봉호에 이어 우리는 인근의 천자산과 원가계로 갔습니다.
천자산은 그 수많은 봉우리 하며, 높이가 우리나라 설악산과는 비교가 되지를
이 지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와 같이 침식이나 풍화작용으로
생긴 지형이 아니라 지각변동에 의해 땅이 갈라져 생긴 지형으로 생각됩디다.
(아니면 말고.....)
거기다 밑에서부터 산 정상까지 2,600m나 되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올라가면서 경치를 구경하도록 해 놓고 돈을 받아먹는 그 상술하며.....
그 뿐이 아닙니다. 산 정상에서 아래까지 내려가는 326m짜리 수직 강하용
엘리베이트(180m는 외부 노출, 나머지는 암반속 통과)도 사람 기를 꺾어
놓습니다.
<왼쪽 사진에 엘리베이트 보이죠? 오른쪽은 엘리베이트 안에서 내려다 본 광경 >
정말 대단합디다.
‘왜 하늘은 저들에게만 저런 경치를 내려주셨을까’하고 잠시 부러움과 시샘에
생각이 미치더군요.
그러다 생각난 것이, ‘그래, 늬들이 그래봤자 단풍은 구경 못하지?’라는
생각이 나서 마음을 다시 고쳐 먹었습니다.
다음에 6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