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狗子(구자 ; 개새끼) -----


往於料亭遊戱時(왕어요정유희시)    (언젠가)요정에 가서 노닐 적에

妓生內裳蘭一作(기생내상난일작)    기생 속치마에 난 한 점 그렸는데

臨當面前秀作評(임당면전수작평)    마땅히 그 자리에서야 잘 그렸다 칭찬했지만

內裳濯時稱狗子(내상탁시칭구자)    속치마 빨 때엔 "개새끼" 했겠지?



'97년경 서울 강남역 부근 어느 요정에 가서 술 마시고 놀 때,

한복차림의 아가씨들 북 장구치며 장단 맞추니 오랜만에 흥이 일었겠다.

文房四友 대령하라 큰 소리로 일렀더니,

인근에 紙筆墨碩 구할 데 없어 겨우 붓펜 한 자루 사 왔더라.

그걸로 맹물에 붓자루 끝 담가 濃淡을 조절하여

그 아가씨 펼쳐주는 속치마에 난초 하나 얼른 그린 뒤,

아가씨 이름 넣어 "이 집에 선영이와 더불어 난초향이 가득하여라
(蘭香滿堂與善英)" 一筆揮之하고,

낙관이 준비 안된 터라, 아가씨 입술의 루즈를 내 엄지 손가락에 묻혀
旨章으로 대신했다.

그 아가씨 "잘 그렸다"며 그 자리에서야 칭찬하더라마는

그 속치마 빨 때 나더러 "개새끼"라 했겠지?

* '03.2 作
 

'漢文 > 拙作漢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客愁(객수;나그네 근심)  (0) 2007.08.16
계룡산에 올라...  (0) 2007.08.16
나물 반찬  (0) 2007.08.16
대구 지하철 참사에 부쳐...  (0) 2007.08.14
무엇을 그리 걱정하는가...  (0) 2007.08.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