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8(월)

아침에 일어나 몸부터 체크했는데 다행히 괜챦아진 것 같았다. 신변정리를 마치고 톨레도를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08:05 숙소에서 240m 북쪽에 있는 추에까(Chueca)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한차례 환승해가며 도합 12구간을 거쳐 08:30 1차 목적지인 Plaza Eliptica역까지 무난히 이동했다.

스페인에서 비행기나 기차를 타보니 사람들이 성미가 급해서 그런건지 우리나라처럼 정지하기도 전에 일어나 짐부터 챙긴다. 그리고 대중교통 수단에서 노약자를 챙기는 경우가 없다.

전철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필요없이 버스터미널로 이동했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지상으로 올라왔다가 주변 사람에게 물어 다시 지하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가서 톨레도행 버스 플랫폼부터 찾았다.
터미널 내부를 한바퀴 돌다 보니 톨레도행 버스가 있는 #7게이트가 쉽게 눈에 띄어 검표원에게 e티켓을 보여주고 대기중인 버스에 올라탔다.
그런데 버스에 타고난 뒤 확인했더니 내 버스편은 이미 출발시각이 지나버린 08:29발 버스였고, 09:00가 다 돼서 어떤 여자 승객이 올라 탔다가 자리가 없으니 도로 내린다. 그 승객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09:00 정각에 마드리드를 출발, 09:50 톨레도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일단 화장실부터 들러 신변정리를 하고 소꼬도베르광장을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까지 5분여를 걸었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탔는데, 길고(4) 짧은(2) 에스컬레이터 여섯개가 이어져 있다. 그리고 무료다.

<저 윗쪽이 톨레도의 중심 관광지이다>
<이 허물어진 유적도 뭔가 이름은 있을 것 같은데..>


소꼬도베르광장을 지나 톨레도대성당부터 찾아갔다.

<소꼬도베르광장>
<유럽의 골목길 끝에는 언제나 발길을 유혹하는 뭔가가 보인다>

<돈키호테와 산초 인물상>


10:15 톨레도대성당 입장권(10유로)을 사서 안으로 들어갔다. 여행계획 짜면서 확인한 바로는 종탑 관람까지 포함  2.5유로였는데, 종탑은 공사중이라 제외한 모양이었다.
관광으로 수입을 올리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아내가 이곳 톨레도대성당을 추천하길래 얼마나 볼만할까 했는데, 명불허전...

<톨레도대성당 외관>


11:10 톨레도대성당을 나와서 당초 계획했던 대로 산토 토메성당을 비롯 성모승천 시나고가(교회), 그 외 이름 모를 성당들과 수도원을 거쳐 다시 소꼬도베르광장으로 걸어서 돌아왔다.
걸어오면서 보니 언제 지어졌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된 건물들로 도시가 채워져 있는데. 중세 유럽의 도시가 이랬구나.. 하고 짐작이 되었다.

<톨레도의 골목길; 수세기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톨레도를 떠나기 전 이랫쪽의 비교적 신시가지를 내려다 보며...>


12:40 다시 긴 엘리베이터를 내려와 걸어가다 조그만 슈퍼에서 빵조각 하나와 생수 한병을 사서 배낭에 집어넣었다.

12:55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창구로 가서 e티켓을 내밀며 가까운 시간으로 표를 좀 바꿔달랬더니 e티켓을 훑어보고는 날짜만 맞으면 시간은 관계없으니 그냥 타면 된단다. 아침의 그 여자승객에게 미안했던 마음이 해소되었다.
좀 전에 샀던 빵과 음료수로 허기를 채우고 버스에 올라 타서는 가는 길이 북향이니까 햇빛을 덜 받으려고 오른쪽 좌석에 앉았다.

13:00 톨레도를 출발, 마드리드로 돌아오던중 길가에 세계유수의 자동차 회사 대리점들이 줄지어 있는데 그 가운데 기아차가 삐까번쩍한 간판을 내세워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것이 대견스러웠다.
13:50 Eliptica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역순으로 #6번과 #3번 전철을 번갈아 타고 숙소 방향으로 돌아오다 솔광장 전철역에서 하차했다. 어제 실패한 시티투어를 다시 한번 시도해보려고,,, 티켓을 산지 아직 24시간이 안된 걸로 판단하고, 어렵게 눈에 띈 Touristico 버스에 올라탔는데, 운전기사가 티켓을 보더니 시발점에 가서 확인하라는데, 아마 티켓을 구입한지 24시간이 경과했으니 확인하라는 의미 같았다.
근처 쓰레기통에 티켓을 찢어서 버렸다. 더 이상 미련을 안가지려고...

맥 빠져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케밥집을 보니 갑자기 구미가 당겨서 무작정 들어가 소고기 두줄짜리 케밥을 주문했더니 양이 푸짐하다. 맥주도 두잔이나 마셨다.

15:50 숙소에 돌아와서는 우선 씻고 잠시 눈도 좀 붙였다.
17:40 또 어제 그 집에 가서 같은 메뉴로 주문해서 배불리 먹었다.
밥값이 19.1유로 나왔는데, 기분이 좋아서 20유로 주고 잔돈은 필요없다며 선심(?) 한번 썼다.

이제 사실상 여행 마지막 날이라 짐부터 정리, 내일 마지막으로 쓸 것과 입을 것을 남기고 웬만한 건 모두 큰 가방에 집어넣었다. 더 이상 빨래는 안할 거니까 빨랫거리는 비닐을 2중으로 감싸서 꽉 다져넣고...
각종 티켓이나 카드 등도 기념품으로 간주, 가방 빈 곳 여기저기 찔러넣었다.
집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여행을 떠날 때 만큼이나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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