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화)
오늘은 세비야를 떠나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가는 날... 세비야에서 리스본까지 직항이 없어서 스페인 북부의 빌바오공항을 경유하는 비행기편을 예매했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공항버스를 타려고 07:30 숙소를 나와 아직 어두컴컴한 거리에서 출근하느라 바쁜 현지인들 틈에 섞여 부지런히 걸어 ALSA버스 터미널로 갔다.
거기서 공항버스가 서는 21번 플랫폼을 찾아 좀 기다리니 공항버스가 주차하는데, 버스터미널이 어찌 지하층 같은 분위기다.
08:03 공항버스가 출발한다. 요금은 여기도 운전기사에게 직접 지불하면 영수증을 발급해준다.
세비야에서 야반도주하듯 컴컴한 어둠 속에 세비야를 떠난다.
08:50 공항 도착, 우루루 이동하는 남들을 따라 3층인가의 출발 터미널로 올라갔다.
내가 탈 리스본행 부엘링항공사 프론터 앞 줄이 길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대로 공항 청사 안을 둘러보다 전광판에 라이언에어의 마라케시행 비행편이 보이니까 당초 계획했다가 빼버린 모로코 투어에 대한 아쉬움이 되살아난다.
일단 체크인하고 나서 크로와상을 샌드위치처럼 만든 것과 토스트 한조각, 물 한병... 해서 12.15유로 주고 아침을 때웠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청사를 한바퀴 돌며 구경했다.
10:55부터 보딩을 시작하길래 일찌감치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앉아 있다가 깜빡 졸았다.
비행기가 움직이는 기척에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11:20이 지나고 있다.
11:40 이륙한다. 결국 15분 지연 출발했다. 가는 도중에 12:25쯤 되니 기체 요동이 심하다.
아마도 세비야와는 기상이 판이한 스페인 북부지역에 가까이 오니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사실인 것 같다.
12:45 희한하게 착륙은 계획된 시각에 맞춰 비 내리는 빌바오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유럽 저가 항공사 조종사들의 특징처럼 여겨지는 것중 하나가 착륙 조작인데, 몹시 거칠다.
아마 착륙거리를 줄이려고 엔진을 강하게 역추진하는 것 같았다.
조금 과장하자면 항공모함에 착함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상체가 앞으로 확 쏠린다.
하여간 비행기에서 내려 시간을 벌기 위해 얼른 위탁수하물을 찾아서 다시 체크인하기 위해 프런트로 갔다.
13:15 리스본공항까지 가는 비행편 탑승수속을 마쳤다. 그런데 유럽 항공사 직원들이 상당히 불친절하다.
그뿐 아니라 좌석도 총 32열중 빌바오까지는 31E, 리스본까지는 30D로 맨 뒷자리를 배정해준다.
좌석도 중간중간 비어 있는데... 인종차별의 냄새가 확 풍긴다.
게다가 조종사도 착륙조작이 거칠지... 해서 유럽 저가항공사에 대한 이미지가 두루 안좋다.
어쨌거나 남는 시간 동안 점심 끼니를 채우기 위해 빵가게에서 하몽을 끼웠는데 육포와 비슷한 정도로 질긴 밀가루 빵 1개, 주스 1병, 생수 1병을 비싸게(15유로) 주고 사서 인근 의자에 앉아 씹어(?) 먹었다.
그리고 탑승전에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는데 소변기의 높이가 만만치 않다. 웬만큼 키 작은 사람의 턱 높이?
15:35 예정보다 10분 늦게 이륙해서 리스본으로 가는데, 구름이 많아 그런지 기체 요동이 심하다.
그렇게 1시간 20분을 비행한 후 포르투갈 시간으로 15:55 리스본공항에 도착했다.
서둘러 짐을 찾으러 갔는데, 벨트(캐러셀) 위에 내 짐이 안보인다. 초조하게 40여분을 기다린 끝에 짐을 찾아서는 밖으로 나와 공항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공항버스는 스페인과 비슷하게 관광객 편의를 고려, 짐칸이 가운데 있다.
틈틈이 바깥 구경을 해가며 구글지도를 구동시켜 착오 없이 지하철 ‘폼발’역 정류소에서 내렸다.
17:20 구글지도 상으로는 숙소가 바로 여기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잘 안보인다.
왔다갔다 거의 30여분을 허비했나 보다. 다시 한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한칸 한칸 따지며 나가다 보니 바로 그곳에 숙소가 있었다. 내 기준으로는 간판이 워낙 작아 못본 것이다.
하여간 벨을 눌러 예의 ‘나는 오늘 예약한 000이다’라는 통성명을 하니 문을 열어줘서 들어가 19세기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라는 3층 프런터로 갔다. 숙박비는 조식 포함 2박에 40유로다.
5층의 방으로 들어갔더니 넓은 데다 밝고 시원하니 가성비로 따지자면 최고다.
우선 안내해준 샤워장에서 씻고 나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들어가 ‘혼자 식사할 수 있냐’고 물어 한자리 차지하고 앉았는데, 실내가 컴컴하고 글씨가 작아 시력이 나쁜 내 눈으로는 메뉴판 글자가 안보여 추천해달라고 하여 볶음밥과 해물요리를 주문, 맥주를 겻들여 식사했다.
배불리 먹고 인근지역을 도보로 한번 돌아볼까 싶은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하루 종일 이동하느라 신경을 써서 그런지 많이 피곤한 탓에 숙소로 들어가 일찍 쉬기로 했다.
숙소에 들어와 짐을 좀 챙기다 보니 빨랫거리가 많다.
빨랫감을 챙겨 프런터로 가서 빨래할 수 있는 곳을 물으니 약도를 그려주어 거기를 어렵게 찾아가 또 다시 다른 손님의 도움으로 빨래를 해서 숙소 온갖 데다 널어놓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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