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토)

03:20 잠을 깨서 일어나 짐정리를 시작했다.
엊저녁 빤 빨래는 가장 나중에 별도 봉지에 넣기로 하고 가방에 집어넣는데, 이놈의 짐은 어찌된 건지 넣고 지퍼를 닫고 나면 엉뚱한 곳에서 다시 하나씩 나타난다.
기분이 안좋지만 억지로 마음을 편히 먹자고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몸도 담그며 여유있게 씻고 나오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07:50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식사를 하는데, 낡은 호텔 시설에 비해 아침 식사만큼은 정말 괜챦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된 거 지중해 가운데 있는 이 섬을 제대로 한번 돌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10:40 짐을 호텔에 맡기고 나갔는데, 좀 걷다 보니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금방 포기하고 가까운 해변에서 노닥거리다 가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해변에는 10월 하순인데도 비키니 차림의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늘은 어디건 정말 시원하다.


해변과 해변 뒷골목에 있는 작은 공원의 그늘을 번갈아 들르며 한나절을 하릴없이 보내다 그마저도 피곤해지니 일찌감치 공항으로 가서 요기나 하자 싶어서 13:00경 호텔로 돌아가 짐을 찾고 택시를 하나 불러달라고 부탁, 금방 도착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14:00 일찌감치 부엘링항공사 카운터에서 체크인 수속을 완료하고 부근의 푸드코트에서 흔해빠진 빵과 음료수로 허기를 달래며 늦은 밤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공항 안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공항 건물이 얼마나 큰지 세로 길이는 활주로 만큼, 건물의 가로 길이는 활주로 절반 정도다.
얼마나 걸어 다녔는지 19:20경 1만 6천보를 걸었다.

19:20 그라나다에 도착하면 먹을 수도 없을 거란 판단에 바나나를 2개 사서 가방에 쑤셔 넣고 기다리다가 탑승구가 D94 Gate로 표시되길래 그리로 갔다.
그런데 갑자기 뒤셀도르프행 비행기 탑승구로 바뀐다.
어리둥절하다 전체 게시판을 보니 D91 Gate로 바뀌어서 그쪽으로 가 있는데 좀 있다가 뭐라고 방송이 나오니 사람들이 우르르 움직인다. 다시 또 바뀐 것이다. D92 Gate로...
그날 난 국제미아가 될 뻔 했다.


20:20 탑승수속을 시작해서 20:40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부엘링항공사와 코드쉐어하는 이베리아항공사의 A320기종이었다.

20:52 Taxing 시작, 20:58 이륙(계획은 20:30)... 한시간여 비행 끝에 그라나다 상공에 도착하여 야경을 감상하다 보니 22:02 Touch Down, 22:05 엔진 정지...

<그라나다 구경은 이걸로 끝!>

곧이어 공항 밖으로 나와 공항버스를 타고 숙소 인근에 하차, 끌낭의 바퀴가 털털거리는 거리를 5분여 걸어 22:50 어제 새로 예약한 호텔에 도착해서는 바나나 한 개 까먹고 씻은 뒤 바로 취침...

결국 그라나다와 코르도바 투어 일정은 100%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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