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감독이 갑자기 '상을 당해 광주에 내려가야 하니 당일 병무청팀과의 리그 경기 감독을

좀 맡아달라'고 한다.

 

자신은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알았다'고 하고 경기장에 나갔다.

 

병무청팀은 지난 달 우리팀에 콜드게임패를 안겨준데다 리그 상위에 랭크된 팀이라 부담이 컸다.

 

경기에 앞서 오더지를 작성하려니 용지가 없다.

창피하지만 상대팀 감독에게 구걸해서 오더지를 얻어 그 시각까지 경기장에 나온 멤버들로

오더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구색을 갖췄다.

 

우리팀은 젊은 피, 에이스를 선발로 내세우고 대부분 평소 타순으로 배팅 오더를 편성했다.

 

역시 기대한대로 에이스가 역할을 잘해주었다.

그리고 타자들도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심지어 3회에는 타자들이 2순할 뻔 했다. 

 

그런데 감독으로서 고민이 생긴다.

바로 경기장에 나와서도 출전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멤버들...

 

이 고민을 잘아는 주전 포수가 자진해서 빠지면서 대기선수들을 기용하라고 조언해준다.

얼마나 고맙던지...

 

좀 있으니 주전 투수마저 양보 의사를 표하는데, 좀 망설여진다.

릴리프 투수의 역량을 모르고 있기 때문...

바로 몸을 풀라고 지시하고 던지는 양을 보니 그런대로 괜챦다.

아니, 나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았다.

 

일단 3회를 마치고 모험한다고 생각하면서 릴리프를 등판시켰다.

4회에 2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잘 막았다.

그리고 우리는 또 점수를 냈다.

오죽했으면 심판이 도루 좀 자제하면서 점수를 작작 내라고 농 아닌 농을 했을까...

 

결국 시간제한에 걸려 대승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지난 달의 패배를 깨끗이 되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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