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퇴근하여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아들방에서 노트북을 열어놓고

뭔소리를 궁시렁궁시렁 하고 있다.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는데도 지아비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계속...

 

그래서 약간 짜증 섞인 소리로 "뭐하는거야?" 하고 물었더니...

"훈련소 입소하고 대엿새 지나면 사진이 올라오는데 아직 안보인다"고 한다..

 

"언젠가 올라오겠지 뭐.." 라고 대꾸하고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으앙~'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놀라서 방으로 쫓아가 "왜?"하고 물으니 노트북 화면을 가리키면서 '아들 사진이

(화면에)떴다'고 한다.

 

화면을 보니 단체사진이 떴는데, 아들 같기는 하다만 훈련병들 얼굴이 너무 작게

나와서 긴가민가 하길래 내방으로 와서 그 사진을 다운받아 아들 얼굴 부분만 오려서

좀 확대해서는 바탕화면에 깔아두고 '여기서 보라'고 했더니 "XX 맞네" 라며

다시 울먹울먹 한다.

 

  

"다른 애들보다 얼굴이 밝지않냐"며 진정시키려 해도 계속 울먹울먹 하며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다.

 

가만 뒀더니 거의 한시간여를 그렇게 앉아 아들 얼굴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큰 일 났다.

군대간 아들 때문에 잘못하면 내일 아침 밥을 못얻어먹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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