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날 마신 술 탓으로 속이 편치가 않아 아내가 준비했다는 모밀국수를 마다하고
추어탕을 먹자고 제안했다.
아내도 굳이 상차릴 일이 없어 좋다며, 모밀국수는 딸래미가 먹도록 하고 추어탕을 먹으러
따라나선다. 논산 좀 못미쳐 연산이란 곳의 유명한 추어탕집으로...
도착해서 보니 점심시간이라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아주 많았다...
한참을 기다려 추어탕이 나왔고, 아내가 좀 덜어준 양까지 포함하여 한 그릇을 뚝딱...
속도 많이 편해진 것 같아 기분좋게 계산하고 나오니 먼저 문을 나선 아내가 문밖에 서서
울고 있다.
"또 왜그래?"라는 짜증스런 물음에 "앞으로 이 쪽으로 절대 오지마!! 잉잉~~" 한다.
아들이 훈련소 갈 때 데려다준 길을 따라 오니 너무 생각이 난다네... 나 원!
정말 기가 막히지만 울보 아내의 심정을 영 모르는 바는 아니기에 "됐어, 그만해!"라고
일갈(一喝)한 뒤, 아내의 기분전환에 도움이 될까.. 싶어 아들을 보낸 그 길을 피하기 위해
곧장 집으로 향하지 않고 대둔산 가는 방향의 지방도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서 왔다.
이것 참! 이제 먹고 싶은 추어탕도 마음대로 못먹을 팔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