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찾아온 주말(5월1일)...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지난 주 그곳 빼고 어디든 가자는 생각에 무작정 길을 나섰다.

지난번 거기보다는 좀 더 가까운 곳으로...

 

다시 인근의 수로를 찾았는데, 이런!! 수위는 괜챦은데 수초가 없다.

 

이미 날은 밝을 대로 밝아서 다시 자리를 옮기기도 귀챦아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런데 이런 젠장!!  쓰레기가 엄청 많다.

아직 쓸만한 고무장화와 살림망, 물통, 부탄가스통, 각종 캔, 캐미 껍질, 떡밥 봉지 등등...

 

개중의 어떤 쓰레기는 어느정도 모아져서 고급 자루에 담긴 채 내팽개쳐져 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몰상식한 짓을..."이라고 생각하면서 보니 자루에 그 분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아하~~ 이 분(?)들이 왔다 가셨구만..."

 

집을 나설 땐 공손한 아들이요 손주였는데, 어느새 갑자기 변신을 했는지...

 

그런데 그 분들이 여기까지 낚시하러 와서 저렇게 비싼 고급 영양식을 드시나...??

 

 

나같으면 내가 왔다갔다는 표시를 안낼텐데, 이 분들 사회에서는 여기 다녀간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싶다.

 

하긴, 틈만 나면 영역 표시하는 것이 그들의 본능이므로 이해는 한다.

 

 

낚싯대를 대충 피고 주변의 쓰레기부터 주워 모아서 차에 실었다.

큰 자루에 있는 스레기는 PET병과 비닐들이라 분리수거하는데도 쬐끔 수고를 더해야 했다.

 

단, 아직도 쓸만한 고급 살림망은 쓰레기 청소에 대한 노임으로 생각하고 내가 접수했다.

괴기도 못잡는 나한테는 필요가 없으니 갖고 있다가 괴기를 잘잡아 살림망이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려고...

 

 

이윽고 다시 밤이 되었다.

 

저녁때 쐬주 한병반을 마신 탓인지, 좀 앉아 있으니 졸립다.

 

좀 졸다 눈을 떴는데 사방이 훤~해서 하늘을 보니 보름을 갓지난 달이 휘영청 떠 있다.

 

바람도 차면서 강하게 분다. 춥다.

그리고 입질은 전혀 없다.

 

그럼 다음 행보는 뻔한 것! 철수다.

 

 

평소 괴기를 못잡으니 붕어 있는 조행기는 애당초 쓰기 어렵고, 쓰레기 이야기나 하는 것이

내 수준에 딱 맞다고 생각하지만 연 2주째 쓰레기 같은 이야기를 낚시 비망록에 올리는 나도

참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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