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신 술로 인해 속은 더부룩하지만, 날씨는 사람을 죽일듯이 좋아서 방콕~ 하려니 너무 억울하고...
그래서 낚시를 좋아하는 후배에게 전화해서 "너 뭐하냐?"고 물었더니 '그렇쟎아도 손이 근질근질해서 어쩔까.. 하고 있다'하길래
잘됐다며 가까운 곳으로 나가자고 불러냈습니다.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날씨가 쌀쌀하므로 어차피 손맛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대물 가방을 메고 고생하며
출조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터..
예비로 갖고 있는 가벼운 떡밥 낚시가방을 들고 아주 가까운 자그만 저수지로 나갔습니다.
전에 언젠가 앉았던 자리에는 이미 두사람이 와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점심을 먹고 있더군요.
살림망을 담그지 않은 걸로 봐서 그동안 꽝치고 있었던게 분명하고...
워낙 작은 저수지라 우리는 그곳을 피해 제방쪽의 햇빛이 잘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대를 폈습니다.
꽝을 염두에 둔 탓에 조금의 기대나 부담도 없이 그저 물가에 한번 앉아보는 것만으로 목표를 삼고...
대략 한시간쯤 지났을까..
후배가 먼저 대여섯치쯤 되는 녀석을 걸어내는 걸 보고 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갑자기 쓸잘데없는 부러움이
마음 한켠에서 생겨납디다.
그런데 좀 있으니 어라?? 웬일로 붕어와는 인연이 별로 없는 이 인간에게도 한 여섯치되는 녀석이 물어주네요...
(후배보다 씨알이 쬐끔 더 커서 자랑하고픈 마음까지...ㅎㅎ)
이거 봐라??
사진 좀 찍으려니 성미가 고약한 이 녀석, 모래밭을 뒹굴며 땡깡을 부립니다.
그래도 귀엽기만 하지요........ ㅎㅎ
그리고는 곧바로 물속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좀 있으니 또 고만한 녀석이 올라 옵니다.
아까 그 놈인가.. 했더니 항문쪽의 색깔이 틀려서 그 녀석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 사이에 후배도 대여섯치 짜리 두마리를 더 끌어내고...
좀 있으니 또 고만한 녀석이 올라 옵니다.
이번에는 좀전에 놓아준 녀석이 아니라고 장담을 못하겠네요...
그 뒤에도 세치 정도 되는 녀석이 걸려 올라 왔으나 지면이 아까운 관계로 패쓰...
씨알이야 그렇지만 연신 붕어를 끌어내니 맞은 편의 두 꾼들은 드러누워 일광욕을 하다..
자리를 옮기다.. 몸부림을 치는 듯하더니 도저히 약이 올라 안되겠다는 듯 철수하고 마네요... ㅎ
늦은 점심시간...
후배랑 둘이서 라면을 끓여 밥을 말아 먹는데 갑자기 맨 왼쪽의 찌가 잠시 올라오는 듯 하더니 다시 물속으로 잠깁니다.
에이~~ 도망갔겠거니.. 하고 그냥 두려는데 후배가 '제가 가서 들어 보겠습니다' 하면서 쫓아가 대를 드니 여덟치 정도 되는
녀석이 이렇게 얼굴을 보여주네요...
내 낚싯대에 걸린 붕어니 선배가 들고 찍으라 해서 제가 폼을 잡기는 했으나 뭔가 어색한 기색이 역력하지요...
이윽고 오후 5시.........
골짜기 소류지에 산 그림자가 지니 빠르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워집니다.
애시당초 큰 손맛 보겠다고 나선 것도 아닌 것, 추위에 떨면서까지 대를 담그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 서둘러 대를 접었습니다.
이로써 시조회도 참가 못하는 서운함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았다고 생각하면서 이번 3월달 낚시 허가량을 채웠습니다.
낚시 상황 분석 |
● 날 씨 : 대체로 맑음
● 기 온 : 섭씨 영상 5 ~ 11도
● 바 람 : 남동풍 시속 0 ~ 10미터
● 수 온 : 섭씨 영상 3도 내외(손만 담가 봐서..)
● 수 심 : 2.5 미터
● 미 끼 : 지렁이, 떡밥(그곳에는 새우가 없음) 짝밥 채비
● 낚시 시간 : 10:30 ~ 17:00
● 총 조 과 : 3 치 3, 5~6치 7, 8치 1수(총 11수)
※ 수온이 낮아 붕어들의 활성도가 떨어져 그런지, 3치짜리 말고는 시원하게 찌를 올리는 경우가 별로 없고 대부분 살짝 올리다
밑으로 끌고 들어가는 입질을 보였으며, 이상하게도 지렁이보다 떡밥에 더욱 반응이 좋았음.
'낚시 > 조행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체 꽝조행 주모자의 기록 (0) | 2009.05.06 |
---|---|
3.23 낮낚시 (0) | 2009.03.25 |
오랜만의 출조... (0) | 2009.02.17 |
추석 연휴기간중 김포지역 수로 답사 (0) | 2008.09.16 |
8월 30일(토) 김포 누산수로 낚시 기행 (0) | 2008.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