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금 집에 남아 있는 식구들과 인근에 있는 산을 다녀왔습니다.
<가는 중간에 아내와 한 컷>
사실은 낚시를 배우게 하려고 블루길이 많은 저수지로 낚시를 가자고 제의했으나 낚시를 무조건 싫어하는
아내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산행으로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산에 오르는 길이라 해도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길이라 오르기도 편했고, 꼭히 정상까지 올라야 할 이유도 없는
그런 산행이라 쉬엄쉬엄 오르다 사진도 찍고, 산초 열매도 따며 그렇게... 오르다 왔습니다.
<모녀간에.. 한 컷>
늦은 시간에 출발한 탓도 있고... 산초 열매를 따느라 시간을 지체한 탓도 있어서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발길을 돌려 내려 왔습니다.
<딸래미와...>
거의 다 내려 왔을 즈음에 조그만 개울의 다리 위에서 어느 부부가 역시 산에 갔다가 밤을 한 보따리 주워
벌레 먹은 밤을 골라 내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부부도 정상까지 가려고 한 것이 아니라 밤을 줍기 위해 산행을 나선 듯 보였습니다.
밤을 좋아하는 아내.......
"하이고~~ 많이도 주우셨네....." 하며 접근하더니 "우리는 산초 열매를 많이 땄습니다.." 하면서
다분히 어떤 의도(?)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산초 열매를 담은 봉지를 내 보이니까..
그 쪽에서도 '이 밤 좀 가져가세요..'하고 화답합니다.
"아이고~~ 그럼 조금만 주세요.."하고 염치 없이 옆에 앉아서 남은 비닐 봉지를 열어 밤톨을 받더니
"산초 열매 좀 드릴께요.. "하며 1/3 가량을 덜어 줍니다.
그리곤 서로 잘가라며 인사하는 것으로 그 날의 거래는 간단히 끝났습니다.
<모녀가 휴식을 취하며..>
산초 열매가 많은 길로.. 밤톨이 많은 길로...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두 집안이 여자들의 간단한 거래로
서로 유익한 물건을 확보한 그런 물물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아내 덕분에 그날 저녁 삶은 밤을 맛 볼 수 있었던데다 몇마디의 짧은 대화로도 거래를 성사시키는 아내에게
한 수 배웠습니다........ ㅎ
'일상 > 낙서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 (0) | 2007.11.22 |
---|---|
기적.. (0) | 2007.11.22 |
당신의 얼굴 (0) | 2007.11.22 |
가을의 기도<옮김> (0) | 2007.11.19 |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몇가지 있습니다...<옮김> (0) | 2007.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