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 미녀의 목소리를 묘사하는 데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반대로 인기 있는 남자 배우들은 깊고 낮은 목소리를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전에 양면이 있듯 매력 있는 목소리도 경우에 따라 바람둥이를 나타내는 표시가 될 수도 있다.

왜 인간은 이성(異性)의 목소리에 민감한 것일까.

◆ 매력적인 목소리일수록 배신 가능성도 커

 

일반적으로 남성은 높은 목소리의 여성에, 반대로 여성은 낮은 목소리의 남성에 매력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과학적 근거는 성(性)호르몬.

남성의 목소리가 굵고 낮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기 때문이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될 때 목소리가 높아진다.

성호르몬은 남성을 남성답게, 여성을 여성답게 하는 물질.

따라서 목소리가 상대에게 성적 매력을 불러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매력에 눈이 멀면 상처를 입기도 한다.

누가 봐도 매력적이라면 바람둥이가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캐나다 맥매스터대 데이비드 페인버그(Feinberg)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일 '진화생물학'지에 이 같은 우려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실험은 남녀 참가자들에게 이성의 높고 낮은 목소리를 들려주고, 어느 쪽이 자신을 속이고 바람을 피울 것 같은지

고르게 하는 방식이었다.

목소리는 인위적으로 높거나 낮게 조작했다.

그 결과 남성은 여성의 목소리가 높을수록, 여성은 남성의 목소리가 낮을수록 나중에 자신을 배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페인버그 교수 역시 성호르몬에서 답을 찾았다. 성호르몬이 높을수록 다른 이성에게 호감을 살 가능성이 크고,

그러다 보면 한눈을 팔 수 있다는 것.

질리언 오코너(O'Connor) 연구원은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매력 있는 상대에게 본능적으로 끌리면서도

그 정도가 지나쳐 자신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장치를 익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남성 목소리 낮으면 자손 번창

목소리는 남녀의 생식능력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먼저 남성의 경우 목소리가 낮으면 자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페인버그 교수는 하버드대 연구진과 함께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원시 수렵채집 부족인 하드자(Hadza)인들을 연구했다.

일단 18~55세 하드자족 남성 49명의 인사말을 현지어로 녹음했다. 동시에 자손 수를 알아봤다.

그 결과 목소리가 낮은 남성일수록 자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드자 부족은 공식적으로는 일부일처(一夫一妻)로 살지만 혼외정사(婚外情事)도 흔하다.

또 중매보다는 스스로 배우자를 찾는 쪽이 많다.

현대인처럼 가족계획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들의 수는 자연적인 생식능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연구진은 "하드자 여성들은 목소리가 낮은 남성이 자손을 번창하게 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2008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진은 6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생리주기에 따라 목소리 높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여성들은 난자가 생산되는 배란기(排卵期)가 임박하면 같은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그것도 상대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말을 할 때였다.

◆ 무리 내 서열 정하는 기준이기도

이성에게 매력적인 목소리가 동성에겐 서열의 기준이 된다.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인류학과의 데이비드 퍼츠(Puts) 교수는 "성호르몬 수치가 평균보다

높거나 낮은 남성은 목소리가 깊고 낮은 다른 남성을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성호르몬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잠재적 경쟁자의 목소리를 서열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

동물사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행동생태학)는 "대표적인 일부다처(一夫多妻) 사회인

붉은사슴 무리에서 목소리가 수컷 간의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젊은 수컷이 우두머리 수컷에게 도전할 때는 먼저 울음소리로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몸집이 커야 울림통도 크고 울음소리도 낮다.

최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에 따르면 젊은 수컷은 우두머리의 울음소리가 낮으면 덤비지 않고,

비슷하면 도전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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