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레마다 찾아오는 주말...
오늘은 어디로 낚시를 갈까.. 생각하다 문득 떠오른 원정리 수로.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 밤낚시는 좀 어려울 것 같아 낮낚시를 하기로 하고 짐을 챙겨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물위를 살폈으나 물결이 일렁거려서 눈으로는 수심을 가늠할 수가 없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앉아 반들반들해진 자리를 피해 나무그늘이 있는 곳에 자리를 정하고
29,32,36 세대를 폈다. 36대 수심이 겨우 80센티 정도...
곧이어 어분과 보리가루를 섞어 떡밥을 개고, 밑밥을 쭐 요량으로 한대당 대여섯번 정도씩 헛챔질을 하며
집어(集魚)공작을 했다.
어느대인가 헛챔질을 하고 다시 밑밥을 달아 던지려는데, 갑자기 36대가 휘익~ 하며 대끝이 딸려간다.
재빨리 대를 낚아채는데, 당기는 힘이 아주 좋다.
잉어인가.. 싶었다. 그런데 아니다.
꽉찬 9치의 붕어다.
체고가 좋아 떡인가.. 하고 봤으나 떡도 아니다.
어망에 집어넣고 다시 미끼를 달아 던지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36대 찌가 솟아올라서 잡아채니
이번에도 힘을 제법 쓴다. 또 9치 토종붕어다.
이것 봐라... 벌써 집어가 되었나... 기대 만땅이다.
좀 있으니 다시 36대 끝이 휙~ 딸려가서 챘는데, 이번에는 45센티 정도 되는 잉어가 끌려나온다.
손맛 정말 지대로다.
그 뒤로도 연이어 9치짜리 토종붕어가 올라오는데, 신이 난다.
하도 끌어올리니까 동네 주민인 듯한 사람 몇명이서 구경까지 한다.
관중이 있는 가운데 멋진 챔질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중의 한 사람이 고기를 탐내길래 들뜬 기분에 다 줘버렸다.
그 사람에게 다 주고도 나중에 9치 붕어 한마리와 35정도 되는 발갱이 한마리를 더 낚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째서 잡힌 붕어가 모두 9치인지...
동기생 모임을 하다 단체로 잡힌 건가?
하여간 근래들어 오랜만에 손맛을 봤다.
※ 다음날 아침 어제의 손맛을 되새기고픈 마음에 그곳을 다시 찾아가 봤는데,어제의 호황을 지켜본 사람중
한사람이 그 자리에 앉았으나 피래미 입질에 시달리다 빈손으로 철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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