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밤낚시를 갔다가 별로 신통치 못한 조과를 올린 채 내려오는 눈꺼풀과 씨름을 하다 결국 이기지 못하고

철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대충 씻고 잤습니다.

아침 8시까지...

 

아침에 일어나 집안을 둘러 보니 아내는 아내대로, 딸래미는 딸래미대로 각자 방에서 자고 있는데

언제 일어날 지 기약이 없네요...

 

그래서 심심하기도 하고.....

뭔가 손을 놀려야 직성이 풀리는 이 놈의 성격 때문에 그 전날 잊고 가서 아쉬워 했던 수초낫을 찾아내어

숫돌에다 갈기 시작했습니다.

 

쓰윽삭~ 쓰윽삭~~

 

<수초낫을 다 갈아서는 만만한 사랑초를 대상으로 휘익~ 칼질을 한번 해보니, 역시...>

 

한참 갈고 있으니 안방에서 아내가 귀에 그슬렸는지 잠 덜깬 목소리로 아침부터 뭐하는거야? 합니다.

 

사무라이가 결전을 앞두고 칼을 갈듯이 조사가 출조를 앞두고 수초낫을 갈고 있노라.. 했더니

사무라이 좋아하시네, 주방에 있는 부엌칼이나 좀 갈아 놓으슈~~ 합니다.

 

어쩌겠습니까?

밥을 얻어 먹으려면 그 정도 쯤이야......

 

천하의 사무라이라도 굶고는 못사는겨~~~

 

<가는 김에 제 횟칼 두개까지 다 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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