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그렇게 기다리던 아들의 신병 위로휴가날이 다가왔다.
휴가기간중 라식수술을 위해 대구에서 내 친구가 하는 안과를 간단다.
아내는 동대구역에서 아들과 만나기로 하고 당일 아침에 대구로 갔다.
첫날은 검사를 하고 다음날 수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날은 대구서 두 모자가 자고 다음날 올라온단다.
그런데 수술전 검사결과 심한 근시인 왼쪽눈의 망막에 천공이 발견되어 당장 수술은 못하고
다음에 어느정도 시일이 지나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바로 올라 오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대구의 또 다른 친구에게 붙잡혀(?) 저녁도 얻어먹고,
자고 내일 올라온단다.
그 바람에 나는 엄한 친구 하나를 붙잡고 술을 퍼마셨다.
휴가 나가는 날, 선임병이 옷을 다려줬다는데, 아무래도 신병이라 그런지 영~ 맵시가 나지 않는다.
아들이 집에 온 날 저녁부터 사흘간 저녁마다 식구가 다 나가 외식을 했다.
하루는 회, 또 하루는 갈매기살, 마지막 날은 다시 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아들과의 낚시...
아들이 무거운 낚시가방 져주고, 대를 걷을 때 도와주는 호사를 다시 누리고 싶었다.
마침 주말이라 인근의 세동지로 갔다.
아들도 입대전 수차례 손맛을 본 터라 입질을 기다리는데, 그날따라 도통 입질이 없었다.
하도 입질이 없으니 나도 지겹기도 하고, 졸립기도 하다.
잠깐 눈 좀 붙이려 하는데, 아들은 계속 군대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조잘조잘댄다.
아들이 어릴 적 언젠가 내 옆에서 조잘대는 걸 못참고 '머슴아 새끼가 뭔 말이 그리 많아!' 하고
소리친 적이 있는데, 그 날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엔가 설핏 잠들었던가 보다.
눈을 뜨니 해는 넘어갔고, 갑자기 한기가 덮친다.
아들도 춥다며 집에 가자고 보채고...
그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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