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을 넘긴 붕어들은 산란에 앞서 차디찬 수온 속에서도 이미 봄의 기온을 느끼고
서서히 물골을 따라 상류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산란에 알맞은 적당한 장소를 찾아나서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붕어는 회유를 하면서 상류의 얕은 수심층을 찾아나서며,
햇살이 따스한 낮 시간 동안에는 얕은 수심대로 나왔다가 밤이 되면 떨어지는 기온처럼
바닥 쪽으로 그 위치를 이동시킨다.
특히 이때의 붕어들은 수초대 인근에서 회유하는데 이는 수초들이 먹이터, 산란처,
은신처, 산소 공급처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겨울동안 저수온에 시달리며 먹이 활동을 하지 않고 은신하고 있던 붕어는 봄이 되고
산란기가 다가오면서 식욕이 왕성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먹음직스런 미끼를 붕어가 회유하는 길목, 즉 물골이나 수초대에 드리워
붕어를 유혹해야 한다.
따라서 이 시기의 붕어낚시는 얕은 장애물이 있는 수초대에서 지렁이를 미끼로 노리는
방법이 일반적인 기법이며, 이 때문에 초봄낚시를 수초낚시라고 부르는 것이다.
수초지대나 물골이라고 해서 모두 포인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쌀쌀한 기온이기 때문에 일조량과 위치, 그리고 방향 등에 따라 입질의 빈도가 다른데
우선 바람을 등지고 낚시를 할 수 있는 지역, 햇살을 잘 받을 수 있는 남향, 그리고
수온의 상승이 빠른 연안, 오전 시간대 등을 조건으로 꼽을 수가 있다.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어떤 곳인가?
첫째, 물골을 들 수 있다.
입질이 시작되면 초반에는 물골을 노리는 것이 정석인데 물골이란 물밑 바닥에 나있는
좁고 긴 형태의 골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통상 본류 골자리로부터 수면 여러 군데에
나뭇가지와 같은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붕어는 이러한 물골을 따라 상류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깊어지는 수심이 있는 지역이나
상류 수초지대와 연결된 물골이라면 반드시 붕어가 있다고 봐야 한다.
둘째, 수초대는 붕어들의 집합처로 대개 수심 1m 전후의 수초대를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좁은 수초 구멍일수록 대물이 입질할 가능성이 높은데 수초더미가 한 개일 때에는
수초 너머로 대를 드리우고 수초가 군데군데 있을 경우에는 위, 아래로 뚫린 곳을 노리는 것이 좋다.
만약 이때 바람이 분다면 바람의 반대쪽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러나 더욱 이상적인 것은 봄붕어의 특성, 즉 바람이 없을 때에는 얕은 수초대를 맴돌다가
바람으로 인해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바람이 덜 타는 깊은 곳으로 들어가므로
가능한 물결이 잔잔한 곳에서 낚시를 해야한다.
대부분 봄낚시는 얕은 수심에서 행해지므로 적당히 흐린 수심에서 낚시를 해야한다.
이는 산란을 앞둔 붕어가 맑은 물을 기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수온을 계산하여 낚시를 해야한다.
이는 일조량과도 관계가 있는데 양지바르고 햇살이 오랜동안 비춰지는 곳이라면
그만큼 수온도 빨리 상승하므로 붕어들이 몰린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수초대가 포인트로 꼽히는 이유도 수초대가 비교적 수온이 많이 상승되기 때문이다.
넷째, 산소량을 생각해야 하는데 용존 산소량은 낚시꾼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붕어들은 싱싱한 산소를 좋아한다.
따라서 새물 유입구에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단지 '새물 유입구라는 곳이 포인트' 라는 생각보다는 왜 새물유입구가 포인트가
되는지를 생각해 보는 일이 응용면에 있어서도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새물유입구는 산란기 직전에 더욱 빛을 발하는데 산란을 앞둔 붕어들은
태어날 새끼들을 위해 더욱 많은 산소량과 먹이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붕어는 습관적인 회유를 한다.
즉 일정한 군락 서식지를 형성하면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가지고 활동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산란 장소도 거의 일정한 장소를 유지하는데 이점을 이용하여 낚시를 한다면
더욱 좋은 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본다면 산란기 직전의 붕어낚시는 먼저 물빛이 흐린 곳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양지바른 곳이나 새물이 흘러드는 상류 수초대, 수심이 깊은 수초대나
수초가 끝나는 지점,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고 말풀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등을 포인트로 정하고
낚시를 해야한다.
따라서 본수로보다는 샛수로로, 샛수로보다는 상류 물골이 연결된 웅덩이나 장애물 근처,
수몰된 잡초밭, 얕은 갈대밭 등 다양하게 공략하는 것이 좋다.
초봄의 붕어들은 특히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정숙한 낚시를 시도해야 한다.
또한 한 자리에서 입질이 없거나 적당히 재미를 봤을 때에는 다른 장소로 미련없이
옮기는 것도 요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