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程의 시작 |
■ 5월 16일(수)
o 출발
서울에서 먼 시골은 인천공항까지 가는 것만 해도 우여곡절이 필연이라 할 말이 없지 않지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므로 생략.
해외여행이 처음인 50 중반의 막내는 그저 기분 좋아하며 들떠서 이것저것 찍어대는데, 인솔하는
내 입장에서는 내심 적쟎이 불안하다.
오늘 저녁 몽골에서 친구와의 만남을 위해 늦은 오후 출발하는 대한항공이 아닌 몽골항공 티켓을
예매했고, 그래서 오후 2시 20분에 출발해야 하지만 비행기에 탑승한지 1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오후 3시 58분에야 겨우 이륙했다.
지각 출발한 이유는 인천공항 주변의 惡시정 때문일 것으로 추측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 기종이 중형기인 B-767 기종이라 좋아했는데, 저비용항공사의
B-737 기종만큼 앞뒤 간격이 좁다.
하지만 그까짓거 뭐 어때, 겨우 3시간인데...
o 울란바토르 도착, 친구와의 해후
하여간 오후 7시(몽골 현지 시각 6시)에 울란바토르공항에 착륙했고, 마중나와 있던 가이드와 만나
숙소로 이동했는데, 이번엔 숙소가 문제다. 예약 당시의 제1관이 아니라 2관으로 가야 한단다.
게다가 숙소 입구를 알리는 간판도 안보여서 가이드도 숙소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가이드가 숙소측과 두어번 통화후 어렵게 찾아 들어가 얼른 짐을 풀고, 꾸물대는 막내를 다그쳐
친구와의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숙소 건물 앞에서 한컷>
울란바토르의 모 호텔 레스토랑에 도착하면서 가이드가 우리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친구가 현관으로
쫓아나와 환한 웃음과 함께 포옹으로 반긴다.
친구의 뒤를 따라 친구의 부인도 뒤따라 나와서 우리와 인사를 나누고 함께 예약된 룸으로 들어갔다.
이어 늦게 도착한데 대한 변명과 함께 갖고 간 선물을 내놓고 친구의 부인과 친구, 그리고 작년의
가이드이자 오늘의 통역사에게 차례로 전달했다.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비행기 연착과 약속시간 지각 등으로 불편했던 나도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뒤이어 큰 테이블에 가득 차려진 몽골 전통음식들로 허기를 채웠다.
그러고 난 다음 친구가 룸 한켠에다 탁자를 비치하고 그 위에 우리가 함께 修學하던 시절의 사진과
자신의 근황을 보여주는 앨범들, 그리고 그의 다양한 受賞 경력을 진열해두었는데, 그 설명을 듣는 사이
어느정도 소화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본격적인 음주시간이 시작되었다.
작년에 친구가 다짜고짜 칭기스보드카로 나를 다운시킨 전력이 있어서 올해는 애둘러 '나는 술이 약해
조금만 마시겠노라'고 公言했지만, 술꾼의 본성이 그렇듯 空言으로 끝났다.
술꾼의 본성만이 아니라 몽골 국립악극단 소속 뮤지컬가수인 친구의 아내가 그 자리에서 아베마리아를
비롯해 몽골전통 가곡 등 4곡을 열창하니 그 분위기 때문에라도 어찌 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시간이 많이 늦어져 생각보다 일찍 자리를 파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오페라 CD를 구해주면 보고 들으며 연습해서 내년에 다시 몽골 오면 들려주겠다는
친구 부인의 약속에 이미 나의 내년 몽골 방문계획은 결정되었다.
그렇게 내년을 기약하면서 호텔 현관에서 기념촬영하고 왁자지껄한 송별사를 끝으로 여행의 첫날
자칭 공식행사를 마무리했다.
o 태블릿 PC 분실
그리고 가이드가 잡아준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자기전에 내 태블릿 PC가 없어진 걸 알았다.
해외에서 첫날을 보내기도 전에 우째 이런 일이...
태블릿 PC가 겨우 들어가는 사파리 점퍼 주머니에 넣고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술로 둔해진 감각 탓에
식당이나 택시 안에서 흘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괜히 가져왔다는 둥 온갖 자책이 앞서지만 나 때문에 우리 일행의 여행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지 않은가.
애써 침착한 척, 아우들에게 '괜챦다. 내가 좋아하는 나라인 몽골의 발전을 위해 기부한 걸로 하마'라고
허세를 부렸다. 속은 많이 쓰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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