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백수로 지내면서 갑갑증을 못이겨 멀리 삼천포로 날아가 바다낚시를 가기로 했다.
사전에 인터넷 검색으로 낚시점 위치, 배 등 모든 정보를 입수...
오후 2시쯤 출발하면서 연락을 주면 배가 출항할 건지를 알려주겠다는 선주님의 호의를 묵살하고
무작정 출발부터 해버렸다.
배가 안뜨면 아무 방파제든 앉아 놀래미나 낚지.. 하고...
출항시각보다 무려 3시간이나 일찍 도착하여 삼천포의 여기저기를 돌아보다가 1시간 전쯤
낚시점으로 갔다.
낚시점에서 볼락낚시 채비를 세팅했다.물론 선주님이...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 민장대는 3.5~4칸대를 갖고 오라고 해서 4칸대를 갖고 갔는데,
이게 아주 애물단지가 될 줄은 그때까지 몰랐다.
볼락 루어대가 뭔지 몰라서 그랬는데, 알고 보니 나한테 2대나 있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당시 내 차 트렁크에 실려 있었다.
선주님한테 20리터들이 아이스박스가 너무 작지 않겠냐고 물으니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볼락 크기를 감안한다면 그것도 크단다.
드디어 4시가 되어 항구로 이동, 블xxx호에 탑승했다.
<이 사진은 홍보용 사진임.>
삼천포항을 출항, 욕지도 부근의 두미도로 향한다.
위 사진의 저 배는 10톤짜리에 정원이 22명으로 당일 유료 낚시꾼 7명, 그 외 5명...
해서 12명이 탔다
목적지인 두미도에 도착하여 포구 방파제 끝의 가로등 기둥에 배를 묶어 놓고
전부 뱃전에서 낚시줄을 드리웠다.
(서풍이 많이 부니 바람을 덜타는 동편의 포구로 간 것이었다.)
나는 4칸대 채비를 멋진(?) 앞치기로 뱃전의 직각방향에 잘던졌는데 갑판을 한바퀴 돌아보던
선주님이 나를 보곤 혀를 끌끌 차면서 그러지 말고 방파제 가까이 붙이란다.
배 길이만한 낚싯대로 적당한 깊이의 테트라포트 주변에 미끼를 드리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길이의 철학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날이었다.
어쨌거나 어쩌다 볼락 한마리가 걸렸다.
올려 보니 겨우 10여센티... 바늘을 빼서 바다로 던져 방생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그게 볼락의 평균 크기라네... ㅎㅎ
교육 엄청 받으면서 낚시했다.
모두들 제법 잡은 것 같은데 마음에 차지 않나 보다.
밤 10시가 되어 철수하다 사량도 항구에서 한번 더 드리워보잔다.
사량도에서는 센 바람만 맞다가 곧 철수, 삼천포항으로 복귀했다.
배에서 내리니 밤 12시쯤 됐는데 선주님이 조용히 다가와 '가게에 들르세요..' 한다.
뭔 일인가 하고 갔더니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볼락 회를 떠서 한잔 하잔다.
양념을 씻어낸 묵은지에, 쌈장에 찍은 마늘과 고추조각을 넣고 와사비에 찍은 볼락회를 싸서..
꼴깍!! 정말 먹음직스럽다.
단
저렇게 둘러앉아 소주 한잔 걸치다 보니 당일 운전해서 집으로 가는 일은 물건너 갔다.
하루지만 한배를 탔던 사람들이라고 이것도 인연이라며 한잔 더하잔다.
2차로 5명이 단란주점을 가서 좀 더 세밀한 자기소개와 함께 2차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뒷담화로 흥을 돋구웠다.
대화중 나온 말인데 오늘 승선자 가운데 내가 가장 연장자란다.
선주님도 있고, 또 XX도 있쟎냐...고 했더니 모두 나보다 한두살이 적단다.
그래, 내가 맏이로서 한 턱 쏘지.. 호기를 부렸다.
95만원 나갔다. ㅎㅎ
그 날은 그렇게 보내고 2차 같이 갔던 사람들과 내일 해장국 같이 먹자고 약속한 뒤
인근 모텔에 들어가 잤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속도 더부룩하고, 시간을 어떻게 맞추어야 할 지
난감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삼천포를 떠났다.
전날 함께 낚시후 바로 집으로 간다며 연락처를 주고 내일 점심을 같이 하자던
여수의 김사장한테 가기로 했다.
가다 보니 선주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왜 해장 같이 하고 가시지 않냐고...
괜히 짐이 될 것 같아 그냥 떠났다고만 했다.
여수가 삼천포에서 가까운 줄 알았는데, 운전해보니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그래도 워낙 일찍 출발하다 보니 여수에 도착했는데도 시간이 너무 이르다.
그래서 오동도를 한번 가보기로 했다.
그동안 교과서나 사진을 통해서만 봐오던 오동도를 직접 보았다.
좋다.........
그리고 엄청 춥다...
드디어 12시가 가까워지고 있어서 약속장소인 여수시청 부근의 오XX이란 식당으로 갔다.
어렵사리 찾아간 식당에서 김사장을 만나고, 곧바로 식사 개시!!
그런데 12시부터 점쟎게 시작한 점심식사는 결국 술판으로 변했다.
술병 10병을 채우고서야 자리를 파했으니...
우리가 어제 즐겼던 한번의 볼락낚시는 정말 끈질긴 인연으로 엮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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