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에서 읊음(陣中吟)...(1)

 

天步西門遠(천보서문원)                님의 수레 서쪽으로 멀리 가시고      

君儲北地危(군저북지위)                왕자들 북녘으로 위태로우니

孤臣憂國日(고신우국일)                나라를 근심하는 외로운 신하

壯士樹勳時(장사수훈시)                장수들은 공로를 세울 때로다         

誓海魚龍動(서해어룡동)                바다에 맹세함에 어룡이 감동하고    

盟山草木知(맹산초목지)                산에 맹세함에 초목이 알아주네 

讐夷如盡滅(수이여진멸)                이 원수 모조리 무찌를 수 있다면    

雖死不爲辭(수사불위사)                이 한 목숨 죽음을 어찌 마다하리오  

 

 

 

진중에서 읊음(陣中吟)...(2)

二百年宗社 寧期一夕危(이백년종사 영기일석위) 이백년 누려 온 우리나라가 하루 저녁 급해질 줄 어찌 아리오.

登舟擊楫日 拔劍倚天時(등주격즙일 발검의천시) 배에 올라 돛대 치며 맹세하던 날 칼 뽑아 천산 위에 우뚝 섰었네.

虜命豈能久 軍情亦可知(노명개능구 군정역가지) 놈들의 운명이 어찌 오래랴 적군의 정세도 짐작하거니

慨然吟短句 非是喜文辭(개연음단구 비시희문사) 슬프다 시 구절을 읊어 보는 것 글을 즐겨 하는 것은 아닌 거라네

 

 

진중에서 읊음(陣中吟)...(3)

水國秋風夜 愀然獨坐危(수국추풍야 초연독좌위) 한 바다에 가을바람 서늘한 밤 하용 없이 홀로 앉아 생각하노니

太平復何日 大亂屬玆時(태평복하일 대란속자시) 어느 날 이 나라 편안하리오 지금은 난리를 겪고 있다네.

業是天人貶 名猶四海知(업시천인폄 명유사해지) 공적은 사람마다 낮춰 보련만 이름은 부질없이 세상이 아네.

邊優如可定 應賦去來辭(변우여가정 응부거래사) 변방의 근심을 평정한 뒤엔 도연명 귀거래사 나오 읊으리.

 

 

◇ 무제(無題) 

蕭蕭風雨夜(소소풍우야)      비바람 부슬부슬 흩뿌리는 밤      

耿耿不寐時(경경불매시)      생각만 아물아물 잠 못 이루고     

懷痛如嶊膽(회통여최담)      간담이 찢어질 듯 아픈 이 가슴    

傷心似割肌(상심사할기)      살이 에이듯 쓰라린 이 마음        

山河猶帶慘 (산하유대참)     강산은 참혹한 모습 그대로이고 

魚鳥亦吟悲(어조역음비)      물고기와 새들도 슬피 우네         

國有蒼黃勢(국유창황세)      나라는 허둥지둥 어지럽건만       

人無任轉危(인무임전위)      바로잡아 세울 이 아무도 없네     

恢復思諸葛(회복사제갈)      제갈량 중원 회복 어찌했던고      

長驅慕子儀(장구모자의)      말 달리던 곽자의 그립구나         

經年防備策(경년방비책)      원수 막으려 여러 해 했던 일들이 

今作聖君欺(금작성군기)      이제 와 돌아보니 임금만 속였네  

-1594년 9월 3일-

 

<외국 선교사가 한말에 찍어 남긴 거북선 사진>

 

 

◇ 한산도 야음(閑山島 夜吟)

한바다에 가을 빛 저물었는데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이루는 밤      憂心轉輾夜(우심전전야)

새벽 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1595년 10월 20일-

 

<외국 선교사가 한말에 찍어 남긴 거북선 사진/제물포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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