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전조등은 사람의 눈에 비유할 수 있는데, 야간운전 시 자동차의 전조등이 고장나거나 점등이 되지 않는다면
전방의 차량이나 도로시설 등을 인지할 수 없어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자동차의 전조등은 야간의 도로상황인지를 위한
눈이 되어 주는 가장 중요한 장치입니다.
사람의 시력은 나이가 들수록 저하되며, 특히 시각으로 주변을 인지하여 반응하는 인지반응시간 또한 젊은 층보다
약 30%이상 떨어지게 되는데,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고령운전자를 위한 자동차의
전조등 개발은 고령운전자의 편의증진과 교통사고 예방측면에서도 필수적인 것입니다.
최근 고령운전자의 경찰 교통사고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10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12,603건으로 2000년 이후
연평균 14.1%의 증가 추세이며, 전체교통사고 대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점유율은 9.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그림 1> 참조).
특히, 고령운전자의 사망사고 중 해질 녘(오후 6시~8시)의 사망자 비율은 전체사고의 17.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주1)
고령자를 위한 전조등의 중요성이 매우 큼을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주1) 출처 :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자료집 2011-4(통권 제17호) 2010년 노인 교통사고 특성 분석’
<그림 1>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추이
이에 고령운전자를 위한 전조등 개발은 이러한 노인운전자의 야간운전 편의 향상 및 교통사고예방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2006년 10월부터 ‘고령자친화형자동차 연구기술 개발과제’ 통해 고령자를 위한 전조등 개발 연구를 진행하여
2010년 6월 완료하였습니다.
고령자용 전조등은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선호하는 광색 및 인지거리 등의 파악을 위한 기초실험을 통해 원거리보다는
우측 근거리(전방 우측 20~30m) 부근에 일반전조등보다 많은 빛이 조사되도록 전조등 내부의 반사경을 설계하여
고령운전자의 전방 근거리 인지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 후 고령운전자의 저하된 근거리 시인성을 보완하였고(<그림 2>,
<그림 3> 참조), 전조등의 광색은 부드럽고 따뜻한 황색계열의 빛을 발산하는 할로겐 전구를 이용하였습니다.
<그림 2> 고령자용 전조등의 노면 조사 성능
<그림 3> 기존 할로겐 전조등과 고령자용 전조등 성능비교
이 고령자용 전조등을 기본으로 하여 상향빔/하향빔 자동변환 전조등을 개발하였습니다.
상향빔/하향빔 자동변환 전조등은 앞면 창유리에 대향차* 및 전방의 차량을 인지할 수 있도록 적외선 카메라 시스템을
부착하고 전방의 차량이 없는 경우에는 상향빔으로, 전방에 차량이 감지된 경우에는 하향빔으로 자동 변환되는 전조등입니다.
*대향차 : 외길에서, 반대방향에서 달려오는 차
또한 우천시 고령운전자의 눈부심 방지 및 전방 시인성 향상을 위해 악천후 전조등을 함께 개발하였습니다.
우천시에는 대향차 전조등 및 고령운전자가 운전하는 자동차의 전조등에서 조사되는 빛이 젖은 도로면에서 반사되어
근거리의 중앙선이나 차선이 보이지 않으며, 극심한 눈부심을 초래하여 운전이 매우 힘들게 됩니다(<그림 4> 참조).
<그림 4> 기존 전조등 및 악천후 전조등 비교
물론 대향차 전조등에 의한 눈부심을 막을 수는 없지만, 고령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의 전조등 조사 패턴을 조정하여
전방 근거리에 조사되는 빛이 최대한 적어지도록 하면 결국은 고령운전자가 느끼는 눈부심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컨셉으로 <그림 5>와 같이 전조등 내부에 전조등 조사 빛을 가리는 가림막을 설치하여 우천시 눈부심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고령운전자를 위한 악천후 전조등을 함께 개발하였습니다(<그림 6> 참조).
<그림 5> 악천후 전조등 컨셉 및 전조등 조사 패턴
<그림 6> 고령자용 통합 전조등 구성
<그림 7>은 우천시 가스방전식(HID, High Intensity Discharge) 전조등과 악천후 전조등의 눈부심 정도를 비교한 것으로
실제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차를 이용한 실험 등을 통해 그 유용성을 확인하였으며, 기존 전조등보다 눈부심이 월등히
저감되어 고령운전자의 우천시 야간운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림 7> 악천후 전조등 눈부심 비교
<그림 8>은 젖은 도로 조건에서 가스방전식 전조등 및 악천후 전조등을 장착한 대향차가 있는 경우, 대향차와의 거리 변화에 따른
관측자동차의 운전자석에서 측정한 눈 위치 조도 값을 나타낸 것입니다.
개발한 악천후 전조등이 근거리 구역(전방10~30m)에서 기존 가스방전식 전조등에 비해 운전자 눈 위치 조도값이 최대 75%이상
감소되어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였습니다.
<그림 8> 젖은 도로상에서의 눈 위치 조도 측정결과
이와같이 고령자용 전조등을 기반으로 상향빔/로우빔(고령자용 전조등) 자동 변환 전조등과 악천후 전조등을 통합한
고령자용 전조등 시스템은 향후 고령자의 야간운전 편의성 및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며 머지않아 고령운전자를 위한 필수 장치로 자동차에 장착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